“장난삼아 10만원권 수표를 담배에 말아 피운 겁니다”
30일 오후 2시 과천경찰서 형사계 사무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P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을 나가기 위해 승용차를 타려는 사채업자의 머리를 몽둥이로 때린뒤 현금과 수표 등 거액을 빼앗은 이모씨(28·S파이낸스 일용직원) 등 3명이 돈의 사용처를 캐는 담당형사에게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듯 담담한 표정으로 진술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후 수원시 인계동 C주점에서 여종업원들과 술을 마시며 담배개비에 10만원권 수표 1장을 말아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강도짓을 해 마련한 돈으로 자신들이 재벌 2세나 신흥 졸부인양 이런 기괴한 행동을 2차례나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강도짓으로 빼앗은 돈은 1만원권 현금 1천201장과 10만원권 수표 401매.
이들은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번 이 몽칫돈을 싣고 수원·안양·안산 일대 유흥가를 돌아다니며 하룻 저녁 쾌락과 향락을 위한 유흥비로 200만∼300만원씩을 마음껏 뿌려댔다.
IMF이후 중산층이 무너져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시대. 그래도 성실한 땀과 정직한 노동으로 어렵게 삶을 꾸려가려는 서민층이 아직은 많다. 그러나 한탕한 돈으로 한 개비에 10만원하는 담배(?)를 피운 이들의 비뚤어진 행태.
생산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비웃고 있는 것같아 씁쓸하기만 하다./이동희기자(제2사회부·과천주재) d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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