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비례대표 의석수 증가에 관심

여야가 국회 선거구획정위에서 지역구 의석이 26석 감축된데 따른 당내반발 무마용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과연 늘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여야 지도부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감안,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현재로선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여야 모두 비례대표 증설을 실제 추진할 경우 전체 의원정수를 최소한 10% 감축해야 한다는 획정위안의 취지와 국민 여론을 정치권이 다시 외면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28일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지역구 감축 26석을 전부 국회의원 정수에서 빼기로 당론을 정했다”고 정동영 대변인이 말했다.

한나라당 이부영 총무도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지역구 감축분만큼 비례대표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도 “지역구를 줄인 마당에 전국구를 늘리자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자민련 관계자들은 득표력을 감안할 때 전국구 의석 증석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일각에서 지역구가 사라진 의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3당 총무 접촉등을 통해 비례대표 의석을 7석 늘려 국회의원 정수를 280석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어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기존 정치인보다 전문인이나 여성들의 의정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 박상천 총무는 이에따라 “여야간 협의를 통해 지역구에서 감축된 26석을 전체 의원수 감축에 반영할 것인지, 일부를 비례대표 증가로 돌릴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일단 논의에는 부칠 방침임을 분명히했다.

박 총무는 특히 “의원정수는 국민여론을 받아들여 줄여야 하지만 예를 들어 280이나 285석으로 끝을 맞추어야지, 283이나 277석 등으로 하면 안된다”고 지적, 증원이 추진될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7석 늘려 의원정수를 280석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임을 시사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앞으로 비례대표를 통해 여성이나 전문인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며 “지역구가 줄어드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비례대표를 어느 정도 늘리는데 대한 지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여당 일각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도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늘리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지역구가 없어진 소속 의원들의 반발을 감안해 소폭 늘리는데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획정위의 민간위원들은 “의원정수 10%감축이라는 정치권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 말로 정치에 대한 국민불신을 해소하는 우선적인 일”이라며 “국회의장에게 제출되는 최종 보고서에 지역구 26석 감축의 의미가 비례대표 의석 조정과정에서 반영돼 의원정수 10% 감축이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을 건의사항으로 첨부할 것”이라고 미리 쐐기를 박았다.

/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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