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따뜻한 정을 한아름 안고 떠났을 겁니다.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시든 아들이….”
백혈병으로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악화, 지난 25일 운명을 달리한 심영환군(12·심곡초등 5년)의 아버지 상용씨(46·자영업)가 아들이 숨지기전 수술에 필요한 혈소판을 제공해 준 인천 서부경찰서(본보 17일자 15면 보도)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5년여전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아오던 고 심영환군 가족이 경찰과 애뜻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17일. AB형 혈소판 부족으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심군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인천 서부경찰서 경찰과 전·의경 26명이 헌혈의사를 전달하면서부터다.
병상에서 애태우던 심군은 방범순찰대 박성수, 서성종, 방대영 상경 등의 도움으로 지난 24일 누나 유영양(15)의 골수를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가족의 기쁨도 잠시. 심군은 수술을 받은 다음날인 25일 새벽 상태가 갑자기 악화돼 결국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아들의 곁을 지키던 심씨는 비통함에 빠진 가족을 추스려야 하는 아픔을 털고 고인에게 마지막 사랑을 느끼게 해 준 경찰에게 머리숙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심군의 완쾌를 위해 ‘포돌이 응급헌혈단’을 구성, 지속적인 헌혈을 약속했던 인천 서부경찰서 경찰관 및 전·의경들은 심군의 사망소식에 “안타깝다” 며 말을 잊지 못한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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