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안구 신풍동에서 꽤 유명한 추어탕집을 운영하는 K모씨(45)는 지난15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모은행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남자가 전화를 걸어 “점심예약을 하겠다”며 미꾸라지 찜과 추어탕 5인분을 시켰다.
잠시후 깜끔하게 신사복을 차려입은 50대 남자가 나타나 자신을 음식을 예약한 은행 지점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몇분뒤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올때 음식값으로 1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갖고 오라”고 했다. 이 남자는 “양주를 사와야 하는데 30만원만 빌려달라”고 해 아무 의심없이 돈을 줬다.
그러나 이 남자는 술을 사러간뒤 감감무소식이었다.
준비한 음식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직행해야 했다.
최근 음식점에 음식주문을 한뒤 잔돈이 없는데 나중에 계산할테니 돈을 빌려달라고 한뒤 줄행랑치는 사기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같은 피해사례가 경찰에 잇따라 접수되고 있으나 이들의 범죄행각이 워낙 지능적이어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S중국집 종업원 B모군(17)은 최근 가정집으로 탕수육, 팔보채 등 비싼 음식을 갖고 배달을 갔다. 손님의 부탁으로 1만원권 10장도 준비해 갔다.
그런데 가정집 대문에 점잖은 40대 중반의 남자가 기다리고 있다가 “부인이 음식값을 줄테니 나머지 잔돈을 달라”고 해 잔돈을 준뒤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 집에서는 음식을 주문한 사실이 없었다.
황급히 집밖으로 뛰쳐나왔으나 문제의 남자는 오간데 없었다.
B군은 “옛날에 아이들의 장난주문전화로 음식을 버리는 피해는 봤지만 그래도 잔돈 피해는 없었다”며 “음식배달하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최근 음식점을 상대로한 전화를 이용한 사기사건피해가 빈발하고 있다”며 “피해를 막기위해 주인들의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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