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방 인터넷 채팅 인기 전화방으로 변질

“오빠 방가(반가워요). 난 고딩(고교생)인데 지금은 겜(게임)방. 나이트 갈 수 있어 휴대폰 번호는 011…”

22일 오후 3시께 인천시 남구 관교동 A게임방.

20여명의 10대 남녀들이 ‘채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듯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들어가 열심히 자판을 두드렸다.

얼마뒤 한 여학생의 핸드폰에 벨이 울렸다.

이 여학생은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던 남학생과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해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인터넷 채팅이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신종 전화방’으로 변질되고 있다.

김모양(17·고교1년)은 “매일 2∼3시간 정도 채팅을 하는데 대화내용 대부분이 남자친구나 성적 호기심에 관한 것” 이라며 “친구중에는 채팅으로 만난 아저씨와 가끔 만나는 애들도 있다” 고 말했다.

성인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일부 30, 40대 남성 이용자들이 직장인 등 여성 이용자들에게 채팅구애(?)를 하면서 ‘한번 만나자’고 요구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띤다.

이같이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 채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 됐지만 이용자에 대한 ‘안전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음란성도 문제지만 ‘채팅중독’을 호소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가족상담센터 이기복교수(시립인천대)는 “현재 6명의 청소년이 채팅 중독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 현실감이 떨어지고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며 “채팅중독은 일종의 정신적인 가출 현상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손일광기자 iks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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