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物價高 잡아야 한다

설을 보름 앞두고 물가비상이 걸렸다.

지난 연말부터 계속 오름세를 보이던 무 배추 등 농산물값이 급등하는 등 생활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무 배추값은 작년 이맘 때보다 배나 뛰었고 소 돼지고기값도 덩달아 25∼70%나 올랐다. 내달초 설을 앞두고 다른 채소와 과일 등 제수용품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현상이긴 하지만 설 물가 급등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IMF여파로 아직도 펴지지 않은 서민가계를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설 물가 오름세는 명절 특수에 따른 구조적인 측면이 많아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설을 앞두고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의 물가대책이 허술했음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작년까지는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빠른 반전을 보이면서도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의 물가동향은 심상치 않다. 작년말 여러 경제연구소들은 올해의 물가상승률이 3%이상 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를 잡는 일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성수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은 이에 미리 대처하지 못한 물가당국의 책임이 크다. 물론 정부는 19일 때늦게 설 물가 대책회의를 열고 제수용품을 3배까지 늘려 공급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기는 했다. 그러나 설 물가는 떨어지기는 커녕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는 필시 수급동향을 잘못 판단했거나 정부와 지자체의 물가대책관리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당국은 지금이라도 농축산물값이 더이상 오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설 물가 급등은 그것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공요금 인상과 더불어 집값과 기름값이 들썩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오름세 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크다. 더구나 한번 오른 물가는 좀처럼 내리지 않는다. 지금처럼 생활물가가 뛰고 기름값과 공공요금이 인상되면 올해의 물가억제선 3%도 무너질 위험이 크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물가만은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설 특수를 노린 사재기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물량확보에도 최선을 다해 물가상승압력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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