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총리인준 표결결과 아전인수 해석

국회는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박태준 총리 임명동의안을 가결했으나 표결 결과를 놓고 여야는 아전인수로 해석했다.

이날 동의안은 279명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 찬성 174, 반대 100, 기권 3, 무효 2표로 가결됐다.

한나라당에서는 소속의원 130명 가운데 119명이, 국민회의는 103명 중 96명, 자민련은 53명 중 52명, 그리고 무소속은 13명중 12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1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결국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최소한 19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측은 총리인준안 반대를 표방한 한나라당내에서 민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론에 배치되는 상당수의 이탈표가 나온 것이라며 반색을 했다.

무소속 의원 12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이탈표는 20표를 훨씬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일부 이탈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지난 98년 8월17일 김종필 총리 인준안 표결 당시보다 이탈표가 훨씬 줄어 야당의 결속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측은 김 총리 인준안 표결 당시 투표 참가의원 255명 가운데 찬성 171표, 반대 65표, 기권 7표, 무효 12표로 가결시켜 찬성률이 67%였지만 이번에는 62.3%로 오히려 찬성률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98년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최대 79명의 이탈표가 있었던데 비해 이번 박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서 이탈표가 19명 정도에 그친 것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결속이 더욱 다져진 결과로 풀이했다.

한편 이날 표결에서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가 투표직전 퇴장하고 와병중인 최형우, 권익현 의원 등 11명이 불참한 반면, 국민회의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과테말라로 출국한 양성철 의원 등 7명이 불참했고 자민련의 경우 김광수 의원 1명을 뺀 전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박태준 총리 지명자는 동의안이 가결되자 김종필 명예총재 등 당 소속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자축했다. /이재규기자 j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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