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새희망을 일군다<2>임업연구원

“토종나무의 유전자 특성을 밝히고 보존해 21세기 생명공학의 기틀을 만들겠습니다.”

무한자원의 각광받는 생물유전자를 확보하려는 국가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 토종나무의 유전자구조를 밝혀내 보존하고 있는 산림청 소속 임업연구원 임목육종부 유전생리과(과장 장석성 ·57) 9명의 연구원들.

우리나라 유일의 나무유전자 분석과 보존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 연구원들은 새해 벽두부터 21세기 생물자원 지킴이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구원 중 5명이 박사로 구성된 유전생리과의 연구활동은 토종의 유전자분석과 보존으로 나눠진다.

나무의 유전자분석은 유전자의 특성을 찾아내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는 것. 연구원들은 곳곳에 흩어져 있는 나무를 채집하기 위해 산과 들을 다니는 것이 1차적인 활동.

연구원들은 채집한 나무에서 DNA를 분리해 내고, 크기를 수억배로 증폭시켜 DNA를 크기별로 나눠 수치로 DNA 지도를 그린다. 이같이 분리된 토종나무의 유전자구조는 유전자를 통한 나무의 우수품종 육종이나 새로운 물질을 추출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된다.

또 토종과 외국산을 구분하는 근거가 돼 앞으로 전개될 국제적인 유전자 분쟁에 토종의 권리를 주장할 핵심적인 자료가 될 전망이다.

연구원들은 98년 84개의 무궁화 품종, 99년에는 190품종의 밤나무 유전자를 분석 지도를 작성해 냈으며 올해는 호도나무 80품종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 보존가치가 있는 수종의 유전자구조를 분석한뒤 분포지를 직접 확인해 유전자 보존림이나 종자를 보호하는 것도 유전생리과 연구원들의 중요한 임무.

이미 10개 수종 19집단 2천420ha를 유전자보존림으로 지정해 놓았으며, 우수종자를 확보해 안전한 장소에서 52수종 3천946품종을 육종하고 있다.

또 희귀 자생종 243종을 증식하고 있으며 보존가치가 높은 유전자원 149종 946점을 진공상태에서 영구보존하고 있다.

유전자 보존 연구실장 정헌관박사(52)는“무한자원인 생물공학에 대한 연구는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미래산업이다”며“국가간 유전자원 전쟁에 맞서 토종에 대한 권익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책무이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1천200종의 나무. 그 나무마다 6만∼10만의 유전자가 존재하고, 이들 유전자가 미래에 어떤 부가가치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연구원들은 유전자 구조를 찾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

비록 선진국에 비해 출발이 늦고 정부의 연구지원도 미흡하지만 토종을 지켜내겠다는 연구원들의 의지와 노력이 21세기 한국의 생물과학을 새롭게 열어줄 것으라는 믿음이 되고있다./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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