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들 훈훈한 온정 실종

십시일반(十匙一飯)의 훈훈했던 온정이 실종되고 있다.

최근 인천시내 부녀회나 통·반장들이 불우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성금이나 위문품 등을 접수하고 있으나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쌀이나 옷 등은 거부한채 현금만 받고 있어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부 김모씨(39·인천시 남동구 서창동 T아파트)는 연초 반장 이모씨(40·여)에게 불우이웃돕기 성금 대신 쌀 1∼2되를 냈다가 무안을 당했다.

이씨가 “쌀은 보관하기가 귀찮은데다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해도 별로 표시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비교적 평수가 넓은 아파트들이 밀집한 연수구 동춘동과 부평구 산곡동 일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부평구 산곡동 모 아파트 경비원 피모씨(60)는 “부녀회가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성금만 접수하고 있어 일부 주민들과 의견충돌을 빚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부평공단에 입주한 모 기업 총무과장 신모씨(43·인천시 연수구 동춘동)도 회사를 방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의뢰하는 인근 주택가 통장에게 옷과 라면 등을 건넸다가 현금을 요구하는 바람에 당황했던 경험을 겪었다.

신씨는 “이웃이 찾아 오면 수저 한벌 더 놓으면 됐던 따뜻했던 사랑은 이제 옛말”이라며 “황금만능주의시대라고 하지만 이웃을 돕는데 꼭 현금만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 고 말했다.

인천YMCA 관계자는“언제부터인지 일각에서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도 봉투가 건네지고 있는 게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며 “현금보다는 이들의 마음에 와닿는 선물이 아쉽다”고 말했다./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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