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대학 홍보기념품 요청쇄도

인천시내 모 대학 교직원 김모씨(33)는 요즘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방학을 맞은 교수들이 학술교류차 외국에 나가면서 학교기념품을 요청하는 전화이기 때문이다.

모든 교수들에게 대학 마크가 새겨진 기념품을 나눠줄 수 있으면 대학도 자연스럽게 홍보되고 좋은 이미지도 심어줄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교수들이 의뢰하고 있는 기념품은 대학측이 우수한 신입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일선 고교를 순회하며 입시설명회를 연 뒤 수험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제작한 전자시계가 전부다.

문제는 수량을 이 행사에 맞춰 소량으로 한정한데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로선 남아있는 기념품들이 워낙 소량이어서 교수들에게 쉽게 제공할 수 없는 지경이다.

다른 대학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런데도 교수들로부터의 기념품 요청은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게 일선 교직원들의 호소다.

IMF 이전만 하더라도 연구활동을 위해 외국 대학에 나가는 교수들에겐 대학차원에서 어느 정도 홍보물들이 지원됐었지만 가뜩이나 재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요새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모 대학 교수 임모교수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우리보다 경제가 낙후된 국가의 대학들에선 공공연히 홍보용 기념품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정이 어렵다 보니 자비로 기념품들을 구입해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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