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여당간 선거법 조율을 위해 27일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2여 지도부 회동은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시각차만 확인한채 끝났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 총재권한대행,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 등 양당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 선거구제 타결을 위한 막판 묘수찾기에 나섰지만 ‘복합선거구제를 깊이있게 검토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양당은 특히 자민련이 주장한 복합선거구제 관철과 표결처리 여부를 두고 회담장 밖에까지 고성이 들릴 정도의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준 총재 등은 “도대체 합의처리를 그렇게 강조하는 것은 한나라당 주장대로 하자는 말이 아니냐”고 따지며, “야당이 반대하면 개혁도 포기하느냐”고 소선거구제로 기운 국민회의측을 몰아세웠다.
자민련측은 또 “야당이 끝내 반대할 경우 단독으로라도 표결처리 해야 한다”면서 2여간 복합선거구제 당론채택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만섭 대행 등 국민회의측은 “복합선거구제를 우리중에 반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면서도, “하지만 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관행상 선거법을 어떻게 강행처리할 수 있느냐”며 여야 협상을 통한 합의처리 방안을 설득했다.
하지만 자민련의 복합선거구제 주장이 꺾이지 않자, 국민회의는 “깊이있게 검토하자”며ㅁ 즉답을 피한채 “좀 더 높은 선에서 최종적 단안을 내려야 겠다”면서 DJT3자 회동을 통한 최종 정리방안을 제시했다.
2여는 이에 따라 이같은 내용을 양당 발표내용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박 총재가 “같은 말을 대통령에게도 여러번 했다”며 이의를 제기,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국민회의측은 또 “우리가 자민련의 입장을 그만하면 많이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했고, 자민련은 끝까지 ‘복합선거구제’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 대변인은 “우리당은 톤이 굉장히 높았고 저쪽은 우물우물 도망가기 바빴다”고 말해 국민회의측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회담이 난항이었음을 시인했고,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 대변인도 “합의처리·표결처리 문제로 상당한 격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의 미묘한 ‘갈등’을 반영하듯, 모임을 주최한 박태준 총재는 전방부대 위문을 이유로 오찬 시작 50여분만에 ‘지각’ 참석했는가 하면, 이만섭 대행은 경찰서 방문을 이유로 회동 종료 30여분전에 미리 자리를 뜨기도 했다.
또 이날 회동에서는 양당 3역외에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상임고문이 참석해눈길을 끌었다. 평소 중선거구제를 주장해온 조 고문의 이날 회의 참석은 ‘지원사격’을 염두에 둔 자민련측의 초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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