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내부 합당미련 여전

지난 22일 DJP회동에서 공동여당간 합당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아직도 국민회의 내부에서는 ‘합당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이르러서는 합당으로 골인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적인 시각이다.

국민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24일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 것도 이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그는 특히 “지금은 계산기를 두드리는 시간”이라면서 “지난 97년 대선후보 단일화 당시처럼 벼랑끝까지 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합당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예상치 못한 돌뿌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총선승리만을 위한 야합’이라는 야당과 국민들의 비난여론에도 시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그는 막판까지 합당문제를 끌고가야 합당의‘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구상이 현실로 이어어질지는 모르지만, 정치 11단의 DJP가 이런 점을 감안, 전술적인 ‘합당포기’를 선언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합당론을 주창해왔던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합당문제는 신당창당 이후에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본다”면서 일말의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내년 1월20일 신당을 창당한후 국민회의가 합당할때 자민련이 용단을 내리면 더 극적인 반전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신당 관계자들은 ‘합당실패’가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신당내 개혁성향의 인사들이 합당을 전제로 한 ‘JP총재설’에 반감을 표시해왔을 뿐만 아니라 총선에서도 별반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김정기 전청와대정무수석도 이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김전수석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국민회의가 수도권에서 참패한 이유는 당시 민주당과 국민회의가 분열, 야당표가 흩어졌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국민회의가 합당하지 않고 자민련이 보수대연합을 추진, 표의 성향이 비슷한 한나라당의 표를 잠식할 경우 여권에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어쨋든 여권 내부에서는 아직도 합당에 강한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지만, 이들의 바람처럼 DJP합의가 전술적인 차원인지 여부는 총선이 임박해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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