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종 정치현안에 발목이 잡혀 주저앉았던 여야 총재회담이 연내에 성사될 분위기다.
김대중대통령이 지난 19일 연내에 모든 정치현안을 매듭짓자고 강조한데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총재가 22일 같은 취지의 발언으로 화답했기 때문.
이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우리에게 다소 불리해도 여야 합의로 털 것은 털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시한번 모든 정치현안을 연내에 정리할 수 있도록 여권의 진심어린 태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특히 얼마전 대통령도 모든 문제를 금년안에 털고 나가자고 해 기대했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그 진의가 의심스럽다”면서 재차 여권의 태도변화를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총재는 21일 부산에서 열린 정형근의원 후원회에서 “여권은 사심을 버리고 정국문제를 해결한뒤 새천년에는 신뢰받는 정치를 하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이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이총재의 뜻은 현재 여야간 쟁점현안중 최소한 언론문건 문제만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돼야 여야 총재회담을 통해 새천년을 새롭게 맞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측근은 언론문건 문제에 대한 해결방식과 관련 “반드시 국정조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대통령의 해명이나 가시적인 조치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이만섭총재권한대행은 이날 당8역회의에서 “언론문건 국정조사는 국회 상임위에서 다루거나 이에 대한 본회의 긴급현안질의를 통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언론문건 국정조사에 대한 여야 합의점이 도출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뒤틀린 정국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총재회담의 연내 성사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도 오는 30일 전후 총재회담이 성사될 경우 10개항의 ‘뉴밀레니엄 정치공동선언’을 추진키로 하고, 대야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야가 기존의 대립국면에서 벗어나 이처럼 총재회담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위험수위에 다다른 국민의 정치불신으로 인해 자칫 내년 총선에서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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