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귀국후 합당 조율에 나서

김종필총리가 21일 남미순방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여권 수뇌부들이 합당문제를 둘러싼 본격적인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22일에는 김총리와 자민련 박태준총재, 23일 김대중대통령과 박총재 회동과 김대통령에 대한 김총리의 귀국보고 등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이번주가 그야말로 ‘합당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2여 합당문제와 관련 김총리가 지난 19일 LA 기자간담회에서 ‘합당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이에 대한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대통령은 ‘합당불가’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박총재에게도 ‘16대 총선에서 안정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여간 합당이 불가피하다’는 ‘합당당위성’을 역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지난 14일 밝힌대로 연내 2여간 합당을 조기에 매듭짓고, 본ㄱ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하기 위해 이전보다 좀더 적극적인 ‘합당손짓’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김총리가 LA기자회견에서 “김대통령과 만나도 합당불가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 김대통령의 요구가 관철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내년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합당문제 때문에 자민련이 내홍을 겪는 것은‘총선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합당 자체도 지역정서를 고려하면 자민련에게 큰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자민련 내부에서 영남권 의원들의 ‘합당반대 서명’이나 박철언부총재 등의 ‘집단탈당 불사’입장을 천명하고 나선 것도 그동안 합당반대에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던 김총리의 태도를 급선회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박총재 역시 김총리의 합당불가론을 최대한 존중, 23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자민련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김대통령의 이해를 구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ㅇ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대표적인 중선거구제론자였던 박총재가 도·농복합선거구제로 한발 양보한 만큼 이의 도입과 2여간 연합공천을 통해 총선승리를 이뤄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따라서 국민회의측은 김대통령의 생각과는 달리 끝내 ‘합당조율’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 이미 민주신당 창당작업에 본격 돌입키로 했으며, 자민련 역시‘보수대연합’을 기치로 내걸고 보수세력 영입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결국 여권 수뇌부 회동은 주변의 관심만큼 극적인‘무엇’보다는 확실한 2여공조를 통한 총선승리라는 식상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이민봉기자 mblee@ 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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