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황제 양주라고 불리는 루이 13세(Louis ⅩⅢ) 양주가 3백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금년분은 다 팔려서 동이 났다고 한다. IMF의 충격이 컸던 지난해에는 단 한병도 팔리지 않았는데 금년에는 우리나라에 배당된 수는 이미 다 팔리고 추가로 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세관에도 금년 하반기에 여행객들이 이런 비싼 양주를 많이 가져 오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120만원의 관세를 물고 루이 13세 양주를 찾아 갔다고 한다.
요즈음 호텔이나 고급 룸살롱도 망년회로 붐비고 있다. 송년회 등 각종 연말 행사를 위한 호텔 예약이 이미 만원이기 때문에 예약을 할 수 없으며, 새로운 천년을 위한 신년회로 호텔 예약은 물론 해외로 관광을 가는 여행객으로 인하여 비행기 예약도 어렵다고 한다. 금년은 20세기가 마감되고 21세기가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연말 연초에 많은 행사가 예상되고 있으나 과연 지금 우리 현실에 비추어 이같은 소비행태가 바람직한 상황인지 되묻고 싶다.
물론 최근 실물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실업자가 감소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업체에서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또한 외환보유고도 6백억달러가 넘어 환율 하락을 걱정해야 될 지경이라니 다행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실물경제 회복세를 훨씬 웃도는 소비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또다른 거품이 일고 있지 않나 우려된다. 더구나 석유값을 비롯한 각종 물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각종 생활필수품 값이 폭등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런 과소비가 IMF체제 탈피에 있어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직도 100만명이 넘는 실업자가 일자리를 찾고 있으며 서울역 등지에는 추운 겨울에도 수많은 노숙자가 일자리와 집이 없어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데 이런 300만원짜리 황제 양주가 모자랄 정도로 과소비만 증가한다면 언제 IMF체제를 극복할 것인가. 아직도 우리는 과소비보다는 절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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