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예산안 부동의 도정개막 파행전망

경기도가 경기도의회가 심의한 2000년도 본예산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부동의 의사를 밝혀 밀레니엄시대의 도정 개막은 파행으로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2000년도 예산결산위원회는 16일 저녁부터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17일 오후 상임위 심의를 거친 3조6천809억1천여만원의 예산안중 196억7천여만원을 삭감하고 224억3천여만원을 증액한 3조6천837억1천여만원을 확정,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으나 도가 부동의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예산안 의결을 위한 본회의를 20일로 연기했다.

예결특위가 조정한 예산안은 경기도가 제출한 3조6천809억5천여만원보다 27억6천여만원이 증액된 것이나 삭감예산이 많아 예비비가 146억8천여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도는 예결위가 심의한 예산안에 대해 예산편성권한이 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신설했을 뿐만아니라 각종 사업예산을 삭감, 사업추진이 어렵다며 부동의 의사를 도의회에 통보해 왔다.

도는 또 계수조정과정에서 사업예산중 5억∼10억원의 삭감과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의 부활, 의원들이 신설한 예산의 삭감을 요구하고 이를 반영치 않을 경우, 의원과 연계된 사업들을 공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같이 도가 도의회가 심의한 예산안에 대한 부동의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계수조정소위 (위원장 김재익) 소속 의원들은 109억6천여만원을 증액하고 218억9천여만원을 감액했던 1차 심의결과를 철회하고 2차 심의를 통해 77억5천여만원을 증액하는 대신 196억7천여만원을 삭감하는 최종안을 의결하고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으나 불편해진 집행부와의 관계에 대한 조정으로 회의를 소집치 못했다.

특히 의원들은 이과정에서 집행부가 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의원들의 지역사업을 빌미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한편 도는 이번 예산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부동의를 통보할 계획이며 의회는 부동의 통보시 재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나 의회 연회기가 오는 23일로 만료돼 사실상 2000년도 예산안은 내년초나 돼야 의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도는 올 예산을 준용한 가예산을 편성, 집행하되 경상경비만 집행이 가능하고 사업예산을 집행할 수 없어 파행운영이 불가피하다. /정일형 ihjung@kgib.co.kr 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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