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화성 재보궐선거 투개표 이모저모

○…별다른 사고없이 개표가 순조롭게 진행중인 화성군수 보궐선거 개표에 우호태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이로 선두를 계속 달리자 타 후보측 참관인들이 좌불안석.

특히 때마침 TV에서도‘우호태 후보 당선 유력시’라는 방송이 보도되자 맥빠진 이들은 개표장을 빠져나와 밖에서 담배를 피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기도.

○…한나라당 우호태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당선을 확신하며 샴페인을 터뜨리는가 하면 몰려든 축하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나 당선을 장담하던 자민련 박윤영, 무소속홍인화 등 타후보 사무실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썰렁.

특히 개표 상황을 주시하던 군청 직원들은 우 후보가 야당 소속이라는 점을 의식, 당선된후 중앙정부 등 상급기관의 감사가 잦아지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가운데 발빠른 일부 직원은 우 후보와 가까운 사람을 통해 줄을 놓는 등 벌써부터 물밑작업이 한창.

○…안성시의 9만3천939명의 유권자 중 올해 107세로 최고령자로 알려진 안성시 서운면 인리 54의 이진득씨는 이날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져진 가운데 이씨의 주민등록 등재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한때 선관위가 긴장.

이씨의 거주지인 서운면사무소 총무계 직원은 “이씨가 주민등록상에는 107세이지만 실제로는 80세 전후로 추정되며 주민등록이 20세 이상 잘못된 것으로 안다”고 언급.

이로 인해 선관위 측은 투표에 앞서 취재기자들에게 “이씨의 투표여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언급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연출.

한편 이날 선거에는 이씨외에 서운면의 엄원씨(여,100세) 등 100세 이상의 유권자들 대부분 기권했다는 후문.

○…한영식 전 시장의 중도 퇴진으로 인해 2개월여 이상의 시정 공백을 맞고 있는 안성시 공무원들은 투표일인 9일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후임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노출.

이들 공무원들은 관권시비를 우려한 듯 점심식사도 대부분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외출을 일절 삼가하는가 하면 몇몇 부서는 미리 예정돼 있던 출장도 취소하기도.

그러나 업무시간 중간중간에 사무실 한켠과 복도 등에 삼삼오오 모여 투표상황과 개표상황에 대한 소식을 귀동냥하는 모습이 목격.

○…안성경찰서는 이날 64개 투표소의 투표함 이송대책에 만전을 다하기 위해 경찰서 전 직원에 비상대기 명령을 발동하고 교통체증이 예상되는 곳곳에 병력을 배치.

특히 이날 안성시민들은 투표함의 원활한 이송을 위해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한편,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을 제지하기도.

○…9일 실시된 화성군수 보궐선거 투표소 62개소중 무려 47개소가 초등학교에 집중적으로 설치돼 말썽.

특히 이 투표소로 인해 학생들은 다른 교실로 옮겨 수업을 받고 또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수업도 대충 마쳐야 하는 등 이번 보궐선거에 애꿋은 어린 학생들만 피해를 본 셈.

이와관련, 화성교육청 관계자는“선관위측이 요구했고 또 국가적인 사항이라 투표소 설치를 허락했다”며“수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민원이 없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

○…안성시장 재선거의 개표소가 마련된 한경대학교 실내 체육관에는 오후 6시30분 59개 투표소의 투표함이 전부 도착한 가운데 6시45분 부재자 투표함 개함을 시작으로 일제히 개표에 돌입.

한편 총 422명 가운데 356명이 참가한 부재자 투표의 개함 결과, 무효표 23표를 제외한 유효표 333표중 한나라당 이동희 후보가 207표를 얻어 96표 획득에 그친 국민회의 진용관 후보를 2배이상 월등히 앞서 나가자 한나라당측 참관인들의 분위기가 술렁이기도.

이들 참관인들은 “대부분 군인들로 구성된 부재자 투표에서의 승리는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 완전히 돌아선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DJ정부 는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승리를 낙관.

○…이날 오후 12시 5분께 화성군 태안읍 병점초등학교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려던 여모씨(34·여)가 자신의 이름 옆에 이미 투표를 했다는 지장이 찍혀 있는 것을 발견,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측에 항의.

그러나 선관위 조사결과 여씨 다음에 있던 박모씨(69·여)가 시력이 나빠 자신의 이이름보다 한줄 위에 있는 여씨 이름 옆에 지장을 잘못 찍은 것으로 확인되자 선관위측이 안도의 한숨.

○…이날 오후 7시께 화성군청 대회의실에서 정남면 제3투표소 투표함을 시작으로 투표함이 속속 들어오는 가운데 부재자 개표가 실시되자 군청 직원들 대부분이 퇴근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특히 씨랜드 사건으로 위축돼 그동안 유세장도 오지않는 등 일체 행동을 자제해 왔던 군청 직원들이지만 이날만큼은“밤을 세워서라도 결과를 알고 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지대한 관심을 표시.

○…이날 부재자 투표함 개표 결과 총 356표중 109표를 얻은 한나라당 우호태 후보가 1위를 차지하고 무소속 홍인화 후보가 92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하자 이들 후보진영측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

그러나 홍 후보측은“당초 부재자 표에 신경쓰지 않았다”며 애써 변명했지만 초반 기선 제압을 당해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표정이 역력./강인묵·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