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예산결산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경기도의회 갈등(본보 2일자 3면)이 국민회의 허재안대표의 사퇴반려로 외형적으로는 봉합됐으나 일부 의원들이 사퇴반려는 교섭단체운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어 내홍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회의는 3일 의원간담회를 열어 2일 발생한 예결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허재안대표의 사퇴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허대표는 회의가 개회되자마자 “지도부와 교섭단체간의 합의사항이 의원들 사이에서 번복되는 상황이 발생한만큼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허대표가 사퇴서 제출의향을 밝히자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상태에서 허대표의 사퇴를 종용할 수 없다”며 반려했다.
그러나 이과정에서 일부의원들은 “허대표가 사전에 시나리오를 마련, 사퇴서를 반려시켰다”며 반발하고 있어 내홍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특히 L모의원은 “지도부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켜 놓고도 전혀 책임을 지지않으려 한다”며 “이같은 지도부와 당을 함께한다는 것은 수치스런 일로 의원직 사퇴를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다른 의원도 “지도부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치않고 임의대로 예결위원장을 내정한 것에 대해 의원들이 반발한 것을 마치 지도부의 합의사항을 뒤엎는 해당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오히려 6개월 이상이나 남은 의장단선거를 둘러싸고 분파를 조성하는 지도부는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회의 일부의원들은 “예결위원장 선출에 있어 한나라당이 양당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에 야당에 대한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자성이 나오고 있어 예결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분출됐던 의원들간의 불협화음은 내년 의장단 선거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정일형기자 i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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