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내사결과를 담은 사직동팀 최종보고서가 박주선(朴柱宣)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의해 김태정(金泰政)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달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검찰과 경찰의 사건 축소 은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박비서관이 보고서 내용을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사법처리 논란등 적지않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박 비서관은 26일 “사직동팀의 내사결과를 대통령께 보고하고 난 직후인 지난 2월20일께 김 전총장에게 내사결과 보고서를 전달했다”면서 “당시 김전총장은 신동아측으로부터 ‘총장부인이 로비까지 받았는데 최순영 회장을 구속할 수 있느냐’는 협박을 받고 있다고 해서 참고하라고 준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서관이 전달한 사직동팀 보고서는 ‘검찰총장 부인 관련 비위첩보 내사결과’라는 제목에 A4용지 4장 분량으로 내사경위, 첩보요지, 첩보 취득 경위, 내사결과, 관계자들의 행적, 의견 등 6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보고서는 특히 결론부분인 ‘의견’에서 “검찰총장 부인은 밍크코트를 구입하거나이형자에게 대금지불을 요청한 사실이 없음이 확인됐다”며 사건을 이형자(李馨子)씨가 허위사실 유포로 김 전총장을 낙마시켜 남편 최순영(崔淳永) 신동아회장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한 자작극으로 결론짓는 등 특검팀의 조사내용과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또 연씨의 반코트 외상구입 내용을 담은 ‘사직동 최초보고서’추정문건 내용과 달리 검찰수사 결과처럼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반코트를 포장해서 몰래 보냈고 김 전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는 옷이 배달된 사실을 뒤늦게알고 곧바로 반환했다”고 돼 있어 사직동팀의 내사와 검찰의 수사가 축소·조작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있다.
특히 박 비서관이 이 보고서를 김 전총장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배씨측이 지난 22일 공개한 ‘사직동팀 최초보고서’추정 문건도 박 비서관이 김 전 장관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아 검찰수사가 사직동팀의 내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짜맞추기식으로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의혹마저 일고있다.
이에 따라 사직동팀 내사보고서 유출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유보해온 최병모(崔炳模) 특검팀의 수사방향 선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사직동팀에 최종보고서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보고서를 빼내 언론에 공개한 전 신동아그룹 부회장 박시언(朴時彦.62)씨가 오는 30일 출두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박씨를 상대로 문건출처및 입수경위를 집중조사하는 등 옷로비의혹에 관해 전면 재수사키로 했다.
한편 김 전총장의 변호인인 임운희(林雲熙) 변호사는 김 전 총장에게 전달된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것과 관련, “신동아측의 로비스트였던 박시언 씨가 지난 2월말총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전 총장으로부터 보고서를 받아보고 몰래 복사해 가져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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