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茶도 환경호르몬인가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녹차 두충차 둥굴레차 등 침출차에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팀이 수원 성남 안양 등 도내 백화점과 대형상가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녹차와 두충차 등 14개 회사제품 29종과 외국산제품 5종을 검사한 결과 국산 침출차와 낱개 포장재 27종에서 환경호르몬인 DEHP와 DBP 및 DEHA 등이 다량 검출됐다는 것이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이같이 국산 침출차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데 대해 침출차 낱개를 싸는 겉포장재 인쇄면의 잉크성분과 포장지 제조과정에서 스며든 약품이 내용물에 녹아 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건강을 위해 커피대신 녹차 등 국산 침출차를 즐겨 마셔온 국민들의 건강에 미칠 영향을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불리는 환경호르몬은 다른 공해물질이나 독극물과는 달리 동물의 생식기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암수교란과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지속적으로 흡수 축적될 경우 정자수를 줄이고 성장억제, 생식이상, 면역력저하 등의 작용으로 결국 종(種)의 절멸(絶滅)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인류재앙을 초래하는 독성물질을 국민 상당수가 국산차와 함께 마셔왔으니 앞으로 닥칠지 모를 건강 위해(危害)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불안케 하는 것은 우리 보건당국이 이번에 검출된 환경호르몬중 DEHP만 식품위생법상 극소량도 허용하지 않고 있을 뿐 나머지 DBP나 DEHA 등 물질들은 허용기준치도 정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 우리는 환경호르몬의 정확한 현황은 물론 피해사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전혀 없는 원시적인 수준이다. 당국은 이 시점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감시 및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하루빨리 국가차원에서 선진국의 연구동향을 파악하고 우리현황을 조사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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