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자 백동란 할머니 불우이웃성금 기탁

“그동안 사회의 온정으로 이 많큼 살게 됐는데 이젠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그 은혜를 갚아야지요”

생활이 어려워 부평구청으로부터 생계비를 보조받아 생활을 해왔던 백동란 할머니(73·부평구 일신동)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 달라며 지난 16일 구에 200만원을 기탁,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백할머니는 이날 성금을 기탁하며 ‘나를 생활보호대상자에서 제외시키고 더 어려운 사람을 선정해 달라’고 말해 구 관계자들을 감동시켰다.

백할머니는 14년전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며느리가 집을 나가고 이를 비관한 아들마저 술로 나날을 보내다 가출하자 3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손자(19) 손녀(17)와 함께 어렵게 살아오다 지난 90년 부평구로부터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월 40만∼50만원씩을 보조받아 생활해 왔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백할머니는 조금씩 돈을 모아 최근 2천만원짜리 전세방으로 옮긴데다 손자가 내년초 고교 졸업을 앞두고 취업, 남의 도움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되자 가족회의를 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전세금을 빼고 전재산이나 다름 없는 성금을 기탁한 할머니는 “그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손자를 고등학교까지 졸업시키고 큰 집으로 이사도 했는데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같은 결정을 적극 지지해줄 만큼 손자 손녀가 자란 것이 대견스럽기만 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김창수기자 csKim@Kgib.c0.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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