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대책문건’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의 ‘빨치산발언으로 인해 여야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있다.
여당은 정의원이 4일 부산집회에서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색깔론을 제기한데 대해 한나라당과 이회창총재가 사죄하지 않을 경우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은 물론 모든 수단을 동원, 강력 대처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당의 공세가 ‘언론장악음모’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라고 판단, 국회일정 거부는 물론 장외투쟁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회의 이만섭총재권한대행은 5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을 매카시적 수법으로 모독하고 국회를 포기한 헌정파괴행위에 대해 이총재와 한나라당의 즉각적인 사죄를 요구하면서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을 의회정치의 동반자로 더이상 인정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영일대변인도 한나라당이 정의원을 출당 및 의원직을 사퇴시키지 않을 경우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정의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등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여당이 정의원 발언을 문제삼아 ‘색깔론’을 쟁점화, ‘언론장악음모’의 본질을 흐리려하고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회창총재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와 확대당직자회의를 잇따라 열고 “언론탄압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지면 우리당은 국회에 복귀할 것”이라면서 “여당이 우리가 요구하는 국정조사를 ‘정형근청문회’로 몰아가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사철대변인은 성명을 통해“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힌 것이 왜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이냐”면서 “여당은 말꼬리를 잡아 언론장악 공작의 본질을 흐리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대변인은 특히 “당의 국회일정 거부는 예결위원장 선임문제와는 무관하다”면서 “여당이 국정조사에 임할때까지 계속 장외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빨치산’발언의 당사자인 정의원도 “있는 말을 했으며, 없는 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본질을 호도하는 여당의 작태를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9일 수원에서 제2차 언론자유말살 규탄대회를 강행하기로 하는 한편 정의원의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기로 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3당 총무회담을 열고 ‘언론대책문건’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문제를 논의했으나,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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