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0년부터 시작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무역협상(뉴라운드)이 공급과잉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폭락, 생산기반 붕괴 등으로 인해 도내 농업과 수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국농민회 경기도연맹 회원들과 도내 수산업자들은 5일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WTO뉴라운드 설명회에 참석, 뉴라운드협상이 미국 등 농수산물 수출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농수산업자들의 생존권을 파괴하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도숙 평택농민회 회장은 “현재 진행되는 뉴라운드 협상은 미국 등 수출선진국의 지배하에 농민들을 몰아넣고 있다”며 “협상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과연 농민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회장은 이어 “차후대책도 없이 일방적인 시장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관계자들은 협상에 앞서 직접지불제, 농업소득보상제 등을 실시하고 WTO이행특별법 시행령 등을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김덕일 전농 경기도연맹 정책위원장도 “진정 농민들을 위한다면 WTO협상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전제한뒤 “허용보조금 등 농민들을 위한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화성군 수산업자 장봉훈씨는 “도내 수산업자들은 지금까지 UR과 한·일어업협정 등을 통해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했다”며 “생산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수산업자들에게 지원금을 금지하고 소득증대사업에 지원하려 하고 있는 지금의 협상안은 수산업을 무너뜨리고 있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게다가 이번 뉴라운드협상에는 수산업과 관련된 사안이 빠져 있어 당초 WTO협상에 의해 수산진흥을 위한 각종 보조·지원금을 줄여 나갈 수 밖에 없어 어종방류, 인공어초 등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경기도의 수산정책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정부 및 도 관계자들은 “무역자유화와 어느 정도의 농수산물 시장개방은 불가피하다”며 “수출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농·수산업에 대해서는 자유화의 폭과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도록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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