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문 정국긴장 고조

‘언론문건’파문으로 인해 정국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여야 국정조사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정기국회 파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일로 예정된 한나라당의 ‘언론말살 규탄장외집회’와 여당의 단독국회 운영방침 등도 여야관계의 긴장도를 한층 더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3일 ‘평화방송 이도준기자가 정형근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하기전에 먼저 이회창총재를 만났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여권이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의 국정원 문건반출건으로 인해 수세국면에 처하자 언론을 이용,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총재는 당무회의에서 “이기자가 본인에게 언론문건을 먼저 보여줬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부인했고, 하순봉사무총장도 “총풍, 세풍에 이어 또다시 야당총재 죽이기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여권을 실랄하게 비난했다.

이같은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한나라당은 강공책을 구사할 방침이다.

먼저 4일 부산에서 ‘김대중정권 언론자유 말살 규탄대회’에서 여권의 언론탄압의혹을 집중 부각시킨뒤 다음주초 수도권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다만 현정부에 의한 ‘언론문건’의 집행여부를 가리기위한‘국정조사’가 수용될 경우 이를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여야간 견해차가 워낙 심해‘국정조사’협상을 통한 원만한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주장이 소속 거짓으로 드러나자 이를 호도하기 위해 장외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판단, 이번주말까지 야당이 국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월요일부터 단독운영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압박작전을 구사하고 나섰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 차원의 언론문건대책위를 구성, 앞으로 있을 국정조사에 대비해 나가는 동시에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예산안설명회를 갖는등 정기국회 정상화에 대비한 준비도 철저히 해나가기로 했다.

국민회의의 이같은 전략은 야당의 부산장외집회가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차원이 크고, 국정현안을 뒤로한채 강경투쟁만 일삼는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 뻔한 만큼 차분히 실리와 명분을 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장외집회와 여당의 단독국회운영 방침이 맞물려 있어 국정조사를 매개로한 ‘대타협’이 없을 경우 이후 정국은 더욱 긴장감이 흐를 전망이다.

/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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