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산하 안산 중앙병원에서 공업용 가성소다(양잿물)로 만든 관장약을 사용, 3명의 환자가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은 저개발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원시적 의료사고로 충격적인 일이다.
더군다나 병원측은 이같은 사실을 은폐한 채 유족들에겐 환자의 몸에 이상이 있어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처럼 속여 왔다니 한심하다 못해 개탄스럽다. 어떻게 국가기관 산하 병원 의료진들이 그럴 수가 있는지 그들의 비윤리적 행태에 공분을 금할 수 없다.
의료나 투약은 사람의 건강이나 생명유지에 직접 관련된 일로 고도의 전문성과 봉사정신을 요한다. 따라서 일반국민은 이를 병원 등 전문 의료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그들 지시에 이의없이 맹종하다시피 한다. 때문에 이들 전문가들이 오히려 그 전문성을 악용하여 의료사고에 대한 그들의 과실을 숨기고 환자나 유가족 속이기를 거리낌 없이 했다는 사실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들의 격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병원측은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9월8일 이후 18일과 이달 2일까지 똑같은 관장약을 투약한 환자 3명이 ‘장 괴사’로 잇따라 사망했는데도 사고 숨기기에만 급급했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지난 7일과 8일에도 두명의 환자에게 같은 약을 투약, 중태에 빠지게 했다. 의술에서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바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병원측은 관장약이 단순의약품이라는 이유로 납품받은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검사를 하지 않았고 첫 사고후에도 원인규명을 소홀히 했다. 그만큼 의료진들의 정신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병원 신개축 공사감독차 나온 산재의료관리원 운영이사가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긴 이유를 캐면서 밝혀졌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환자들이 병을 고치기는 커녕 오히려 병을 얻거나 어이없게 희생되는 피해가 속출했을지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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