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은 뭘하고 있나

수술환자에게 기초적 필요 의약품인 혈액제제가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우려가 있다며 당국이 뒤늦게 사용중지령을 내린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도내 의료기관에 따르면 식약청은 (주)녹십자가 지난해 10∼11월에 생산한 혈우병 치료제(혈액응고인자)가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그 기간에 같은 혈장으로 만든 알부민·감마글로블린 등 12개 혈액제제 전품목에 대해 11개월후인 지난 9월 28일에야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사용을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11개월동안 문제가 되는 시기에 녹십자가 생산한 혈우병 치료제와 알부민 등 혈액제제를 맞은 환자들이 2차감염이 되지 않았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이를 사용한 의료기관 또한 감염에 따른 책임문제가 야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녹십자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혈우병 치료제 전량을 국내 대학연구팀과 일본의 공인 임상시험기관에 의뢰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니 식약청의 정밀역학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앞으로 2개월동안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들도 혼란속에 초조와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식약청의 최종 결론이 나온다 해도 이에 대한 제약회사의 승복여부에 따라 시비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식약청이 역학조사의 대상이 된 의약품에 대해 안전성이 최종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유통시킬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또 생산된지 11개월이 지나 상당량이 유통 사용된 후에야 사용을 중단 시킨것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무얼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큰 수술후 혈액생성 촉진과 쇼크방지 등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기초의약품을 어찌된 까닭으로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의료소비자인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당국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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