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전쟁

‘조센징기무치 쿠사이’라고 했다. 김치를 냄새난다며 이토록 혐오했다. 일제시대 당한 수모다. 그런 일본 사람들이 차츰 김치에 맛들여지기 시작하여 지금 일본의 반찬가게엔 김치가 필수품으로 진열돼 있다.

2차대전후 김치가 크게 확산된데는 재일동포들의 음식문화 영향도 한몫했다. 기업품목화하여 일본에 수많은 김치공장이 생겼다. 아무래도 자기네들 솜씨로는 제맛이 안난다하여 본고장인 우리네 주부들을 ‘기무치 센세이’로 초청, 김치공장의 선생노릇을 하게 한 것이 15∼20년 전이다. 이렇게 해서 김치담그는 솜씨를 익히고 배운 일본사람들이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땐 선수촌에 납품계약을 서둘렀다. 우리 농협이 뒤늦게나마 이를 막아 납품하긴 했지만 당시 일본은 국제사회에 김치의 종주국임을 자칭했다.

김치종주국은 정부가 3년여의 논쟁끝에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우리식으로 국제규격화하여 한국임을 못박아 두었다. 국제규격화란 김치생산에 필요한 필수원료, 선택원료, 첨가물 등을 포함한 전래수법을 명문화 한 것이다.

그러나 김치논쟁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미련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최근 일본은 무나 배추를 간장에 버무린 저들의 ‘아사즈케’란 것을 김치에 포함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로비에 나섰다. 이를테면 그러므로 하여 김치의 공동종주국의 위치를 굳히려 하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의 ‘아사즈케’는 장아찌의 일종으로 우리는 김치로 치지도 않는 것을 저들은 김치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우기고 있다.

이에 농림부는 이미 Codex에 규격화한 김치의 사례를 들어 “아사즈케는 절대로 김치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김치문제엔 자기들이 양보했으니 아사즈케문제는 한국이 양보해달라’며 좀처럼 집념을 버리지 않는다. 이 일이 양보받고 양보할 일도 아닌데 말이다. 정말 끈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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