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과 감청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터에 놀이용 감청기가 도내 초등학교주변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보도다. 문방구점이나 완구점에서 7천원 안팎이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이 감청기는 삐삐(호출기)모양의 작은 기기로 여기에 연결된 소형 리시버를 귀에 꽂으면 5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엿들을 수 있어 초등교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파고든 어른들의 지각없는 상혼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주로 중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장난감 감청기는 아무리 놀이용 기구라고 하지만 일정거리에서 남의 말을 엿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엄연히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감청설비’에 해당된다는 것이 정보통신부의 해석이다. 따라서 장난감 감청기는 현행법상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제조 수입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놀이용 감청기가 어떻게 학교주변에 널리 퍼지게 되었는지 의아스럽다. 그동안 당국은 무얼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뒤늦게 단속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장난감 감청기를 찾는 어린이가 많아 문방구점마다 물건을 감춰놓고 음성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장난감이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지 짐작할만 하다.
이 장난감 감청기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남의 말을 엿듣는 못된 버릇을 길러주고 염탐심리를 부추기게 하는 반교육적 기구이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놀이용 감청기로 장난삼아 남의 말을 엿듣다 보면 재미를 붙이게 되고 사리분별력이 부족한 초등교학생들이 호기심을 억제치 못해 거듭하게 됨으로써 습관화 되기 쉬운 것이다.
또 엿들은 대화내용을 시비로 싸움의 불씨가 될 수 있으며, 그들 또래 사이에 믿지 못하는 풍조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순진무구해야 할 초등학생들의 정서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