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없는 過消費 자제해야

최근 경기회복 조짐을 타고 과소비와 사치병이 도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실물경제 회복세를 훨씬 웃도는 과소비 현상의 확산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자극하고 국제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계층간 위화감을 심화시켜 IMF 체제로부터의 탈출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

결혼철을 맞은 요즘 도내 일부 고급호텔은 이미 다음달까지 주말 결혼식 예약률이 100%에 이르는 등 작년보다 30∼40% 증가했다. 결혼식 뿐만 아니라 벌써부터 기업체나 사회단체 등의 송년모임 예약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추석때는 대형백화점 매장마다 수십만원짜리 선물세트가 출시 즉시 동이나 추가제작에 들어가는 등 백화점업계가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여름 휴가철인 지난 7∼8월엔 국내서 해외여행경비로 나간 돈이 1조원을 넘어섰다. 골프나 휴가를 외국에서 즐기려는 사치성·외유성 출국이 급증, 비즈니스맨들이 비행기표를 못구해 쩔쩔매는 사례도 있었다. 호화·사치품 수입증가율도 계속 늘어 9월중 신발 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재는 102%, 승용차 TV 등 내구재 소비재는 107% 각각 증가했다. 도내 외제승용차가 9월 현재 5천706대로 1년간 422대가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사라졌던 과소비 망령이 1년10여개월만에 되살아 났으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사치성소비행태가 IMF체제 이전의 수준을 이미 넘어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반적인 국내경제 상황은 아직 IMF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민간경제연구소는 실업률이 지난 8월 5%대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62만명으로 추정되는 구직포기자를 포함하면 8.3%로 높아지고 임시근로자까지 계산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얼마전 정부는 아직도 5천800명의 노숙자들이 방황하고 있으며 이들중 30,40대가 70%라고 밝혔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같은 위기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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