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포장마차의 애환

수은주가 뚝 떨어지면서 포장마차에는 서민들의 잦은 발걸음속에 경기회복, 세무조사, 지난 추석이야기 등이 모라모락 피어오른다.

지난 4일 밤 10시께 수원시 인계동 한 포장마차 안.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로 쌀쌀함을 녹이려는 듯 들어온 사람들로 포장마차는 벌써 꽉 차 있었다.

삼삼오오 짝을 이룬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추위를 피하려는지 옷매무새를 다듬고 어깨를 한껏 웅크린채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30대로 보이는 남자들이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는 탁자에서는 경기회복 여파가 자신들에게도 활짝펴지기를 기대하듯 연실 물가 봉급등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중앙일보 사태가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미 거나하게 술에 취한 20대 중반의 남자는 “추석때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뵙지 못해 부모니님께 불효를 했다며 내년 추석에는 고향에 꼭 갈 예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옆 탁자에서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따근한 국물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국정감사, 국세청세무조사 등을 화제로 올리며 여·야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이내 다시 잔을 마주친다.

탁자에 있던 한 손님은 “지난해에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돼 지금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한채 공공근로사업을 다니고 있는데 빨리 경기가 회복돼 다니던 직장에 다시 나가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시계바늘은 어느덧 자정으로 향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포장마차에는 오고가는 사람들속에 이야기꽃으로 가득차 오는 느낌이다. /신현상·신동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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