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어느덧 아침의 찬 세수물보단 더운물이 좋게 느껴진다. 덥다고 호들갑을 떨던게 엊그제 같은데 정말 절후란 절묘하다.

오는 9일의 한로(寒露)를 며칠 앞두어서인지 벌써 내륙지방에서는 서릿발이 인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러고보니 가을하늘이 점점 멀어져가면서 가로수 이파리도 달라지고 있다. 좀 있으면 초겨울이 성큼 다가서면서 연말연시 소리를 듣게 될 판이니 역시 세월은 빠르다.

서민들에겐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것이 겨울철이다. 하루벌어 하루먹는 사람들은 벌이가 신통치 않게 되어 걱정이기도 하지만 우선 생활비가 훨씬 더 든다. 난방비도 그렇고 옷차림도 그렇고 모든 겨우살이가 돈이 더 들어야 해결된다.

서민들에게는 이처럼 겨울넘기기가 힘겹지만 각종 재해 또한 겨울철에 더 많이나 걱정이다. 화재, 안전 및 교통사고등 이같은 불청객들이 시민 생활을 위협한다.

시·군 등 지방행정은 ‘월동대책’을 세울때가 돼간다. 한데, 해마다 거의 베끼다시피하여 복사판 ‘월동대책’인게 많다. 올해는 좀더 내실있는 대책이 담겼으면 한다. 현실감있고 현장감있고 책임감있는 내용이어야 내실있는 대책이랄 수 있다.

영세민들의 겨우살이도 도와주고 각종 재해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줄 아는 자치단체가 돼야 할 것이다.

1999년도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 그보단 20세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해를 잘 마무리 짓는 준비를 지금부터 서둘 필요가 있다.

가을은 원래 좋은 계절이라는데 물난리를 두어차례 겪다보니 올 가을도 어느새 짙어 멀어져 간다. 바람이 차가워진다./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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