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우리동네 골목대장, 소상공인 브랜드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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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복 인천상공회의소 인천지식재산센터장

만화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지역마다 전통 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며 다채로운 맛의 향연을 보여준다. 주로 오래된 노포집이 많이 소개되며, 방송 이후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여기저기 홍보가 더해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식당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프로였던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죽어가는 골목식당을 살리기에 일조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소상공인 업체 16만4천327곳 중 30년 이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전체의 1%에 미치지 못하는 1천219곳(0.74%)에 불과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점포 중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가게를 선정해 지원하는 ‘백년가게’ 육성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인천시에서도 인천 고유의 정서를 담은 노포들이 사라져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이어가게’ 지원사업을 지난 2020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꼭 역세권이 아니어도 SNS로 골목 맛집을 공유하고 찾아다닌다. 연트럴파크, 망리단길, 평리단길 등 골목상권으로 소비의 축이 옮겨지고 있고 노포뿐만 아니라 젊은 CEO의 독특한 감각과 특색을 살린 청년창업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천은 지방소멸 극복 프로젝트로 원도심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을 통해 인구유출 방지와 유입 촉진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인구감소 지역인 강화군, 옹진군, 동구를 대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개항로 프로젝트’는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역 출신의 주민과 전문가들이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예술공간으로 거리를 채워나가며, 노포와의 협업을 통한 공생의 관계로 인천 시민들에게 오랜 역사와 추억으로 남아있는 구도심의 도시재생을 꿈꾸며 뉴트로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렇게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너무나도 바람직하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이를 악용하거나, 어찌보면 당연하게 챙겼어야 할 것을 인지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 가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즉 상표권의 보호다. 골목식당에서도 다뤄진 바 있는 제3자가 상표나 레시피를 표절하는 사례들이다. 이런 상황은 요즘같이 외부 노출 및 홍보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어 아무리 먼저 상표를 사용해왔어도 가장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물론 소상공인의 이런 피해사례가 반복되다 보니 선사용에 대한 예외규정이 있고, 부정목적의 출원 등에 대하여 등록을 무효할 수 있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런 분쟁에 휘말리기 전에 미리 ‘상표출원’이라는 제도를 통해 내 브랜드를 보호하는 게 좋다.

브랜드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게 상호가 될 수도 있고 독특한 제품명이나 메뉴명이 될 수도 있다. 시그니처 메뉴(레시피)가 있다면 특허로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특허청과 인천시에서는 이런 선의의 피해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소상공인의 상표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인천상공회의소 인천지식재산센터는 미처 등록 받지 못한 소상공인의 브랜드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리동네 골목대장으로만 유명하던 맛집의 브랜드가 전국에서 찾아오는 핫플레이스와 관광명소로, 더 나아가서는 온라인 판매를 통하여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국민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면복 인천상공회의소 인천지식재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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