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의정부예술의전당 ‘K컬처쇼 : 별의전설’

외국인 관광객 겨냥한 ‘종합선물세트’
첨단미디어아트 활용한 무대 댄서들 고난도 기술 인상적 서사적 감동은 없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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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는 서울 구경에 나선 외국인 관광객이 숙박하는 도시다. 소비 체류형 관광객으로 전환시킬 콘텐츠 개발이 시급했다. 우리나라 비보잉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K-팝도 세계를 강타했다.

 

덩달아 한국문화 전반에 걸쳐 외국인의 관심과 호감도 모두 높아진 상황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제작한 공연 의 탄생 배경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경기콘텐츠진흥원, (주)HJ컬쳐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의정부시가 삼국시대 고구려 매성군(賣省君) 영토였던 것과 고구려 덕흥리 고분벽화에서 발견된 견우직녀 벽화 등를 모티브로 한 공연물을 기획했다.

현실 세계에서 만난 견우와 직녀가 둘을 방해하는 천강과의 전쟁(댄스 베틀) 끝에 사랑을 이루지만, 끝내 죽어 오작교 위에서 재회한다는 내용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넌버벌 쇼로 완성, 2015년 초연했다. 오는 6월 해외(베트남 다낭) 진출도 확정지었다.

 

지난 12~13일 의정부음악극축제의 개막작으로 상연된 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목적성을 성취하기에는 충분했다.

 

시즌 2로 돌아온 작품은 기존 제목에서 ‘견우직녀성’과 ‘줄탁동시(?啄同時)프로젝트’ 등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장르 소개였던 ‘K컬처쇼’를 작품명으로 내걸었다. 관광객 대상 상설 공연과 해외 투어 등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출연진도 상설 공연이 가능하도록 초연 당시 80명에서 40명으로 대폭 줄였다. 출연진 감소에 따른 부채춤과 플라잉 등의 사라진 장면은 패턴 비제잉(VJing, 실시간 영상 조작)과 한국의 민화ㆍ수묵화 등을 그려낸 대형 LED, 영상과의 인터랙션 등 화려한 첨단미디어아트로 채웠다.

 

십장생도와 일월오봉도를 비롯해 전통적인 수묵화 이미지들을 무대가 마치 캔버스인양 그려낸 첨단미디어아트와 댄서들의 고난도 기술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백미다. 판소리 춘향가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노래, 빅뱅의 히트곡, 태권도 기반 마샬 아츠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는 호평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타깃이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단서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작품 전개를 이끄는 카운트테너의 노래는 후반부로 갈수록 오히려 공연 흐름을 끊고, 서사는 화려한 볼거리에 사라졌다. 국내 성인 관객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무게감과 깊이가 여러모로 부족하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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