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검 무죄·기각, 與라고 답답하지 않겠나

또 다른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김건희’를 다룰 종합 특검이다. 150억여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1차 특검을 보완하는 성격이다. 말이 좋아 보완이지 ‘특검 다시 하기’다. 1차 특검에 대한 불만을 깔고 있다. 더 깊이, 더 충실히 해보겠다는 것이다. 1차 특검의 핵심은 김건희 특검이었다.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은 의혹을 수사했다. 그런 면에서 민중기 특검에게 2차 특검은 그리 반갑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무죄와 공소기각이 이어지고 있다. 김건희 피고인도 1심에서 상당 부분 무죄를 선고받았다. 1월28일 선고에서 샤넬백과 목걸이 수수만 유죄였다. 장기간 제기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은 모두 무죄였다. 특검이 기소한 또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도 비슷하다. 양평 고속도로 의혹 관련자인 국토부 김모 서기관은 공소기각됐다. 통일교 세계본부장도 부분 공소기각이 있었다. 김 여사 측근 김예성씨도 공소기각됐다. 특검은 ‘수긍할 수 없다’고 평했다. 하지만 법조계에는 ‘수긍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김 여사 가족의 고속도로 특혜를 찾다가 엉뚱한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김 여사 측근이라며 수사하다가 다른 회사의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별건 수사는 검찰의 폐습이다. 하지만 압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실제로 기소했다가 공소기각을 당한 것이다. 무엇보다 무죄·공소기각이 너무 많다. 검찰 특수부가 이랬다면 문책이 줄을 이었을 것이다. 작년 10월 양평군청 공무원이 숨졌다. 김건희 특검 수사를 받은 직후였다. 강압·회유를 당했다는 유서를 남겼다. 국가인권위가 상당 부분을 사실로 조사했다. 참여 경찰관 1명을 고발했고 3명을 수사 의뢰했다. 통일교 수사에서는 여당 봐주기 비난이 일었다. 이런 와중에도 126명을 기소했다. 열심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법원에서 무너지고 있다. 하필 판결 이유에 여권이 그토록 외쳐 왔던 ‘별건 수사’가 많다. 특검은 대개 정치 행위다. 정치 충돌이 낳은 임시 권력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는 본질이 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된 공무(公務)다.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에 든 예산만 209억원이라고 한다. 김건희 특검이 89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다고 한다. 혈세 투입의 평가를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그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다. 강압·왜곡 수사로 사람이 죽었다. 편향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김 여사와 관련자들이 줄줄이 무죄·공소기각됐다. 급기야 전체 수사를 재탕하겠다는 2차 특검이 들어섰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2차 특검이 발목 잡힐 측면까지 있다. ‘김건희 단죄’를 기대했을 여권(與圈)이라고 답답하지 않겠나.

[사설] 국가 스테이블코인, 빗썸과 업비트에 맡길 수 없다

62만원 보내려다 61조원을 선택한 사고다. 일반인의 금융 개념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일어난 사고다. 61조원어치 비트코인 62만개를 잘못 지급했다.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2천원씩, 총 62만원 보내려다 일어난 사고다. 코인을 잘못 받은 사람들이 시장에 내다 팔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순간 17%나 폭락했다. 놀란 투자자들이 급하게 파는 패닉셀·투매가 일어났다. 황당한 사고와 어이없는 피해다.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렸음은 당연하다. 금융 당국도 이번에는 긴급히 움직였다. 빗썸 관계자를 불러 긴급 회의를 열었다. 시장의 혼란 수습책도 논의했다. 그렇게 처방이라고 나왔는데 그 내용과 방식이 너무 간단하다. 사고 발생 이틀 만인 7일 발표된 ‘고객 손실 110% 보상’이다. 패닉셀 피해 고객에게 매도 차익 전액과 10% 추가 보상하겠다고 했다. 사고 시간대 빗썸에 접속해 있던 모든 고객에게도 2만원씩 주겠다고 했다. 모두가 시스템 개선을 얘기하고 있다.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110% 보상’은 아무 의미 없는 발표다. 사후 보상은 이번과 같은 금융 사고의 답이 아니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드는 대안이 필요하다. 검증·분리·통제의 부재가 구조적 원인이었음이 명백하다. 국가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앞둔 우리다. 향후 이번과 같은 ‘거래소 사고’가 가져올 재앙은 지금과는 차원이 달라진다. 국가 신뢰와 질서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사고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대안이 나온다. 소수 대형 거래소에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가 지금의 문제다. 국가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거래소 독점이 돼선 안 된다. 다중 유통·다중 정산 구조 위에 세워져야 한다. 발행, 원장, 정산은 중개 기능과 제도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공공기관, 중앙은행, 금융기관, 기술기관이 역할을 나누는 분산형 거버넌스가 구축해야 한다. 거래소가 핵심 인프라의 단독 운영자가 돼선 안 된다. 모든 고민은 국가 스테이블코인을 전제해야 한다. 결제와 송금, 공공 서비스, 나아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단이다. 이처럼 중대한 금융 인프라를, 이번 사태를 낳은 거래소 구조에 맡겨도 되겠나. 구조 개선을 위한 설계가 필요하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공적 영역’에서의 ‘61조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편의와 시장 논리에 안주하면 안 된다. 핵심 금융 인프라를 민간 거래소 몇 곳에 맡기면 안 된다. 그게 이번 사고의 교훈이다.

[사설] 예산 없는 생리대 지원, 대안을 찾아라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인하를 언급했다.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안정을 주문하는 회의였다. 정책의 전면에 등장하기에는 어색한 단어다. 하지만 실생활에 주는 부담은 그만큼 컸다. 여기서 연상된 주목할 만한 경기도 관련 정책이 있다. ‘경기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이다. 11~18세 여성 청소년에게 연 최대 16만 8천원을 지급한다. 2021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 생리용품 지원책은 정부·지방·교육계에 많다. 가장 넓게 자리한 정부 정책이 있다.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 생리대 바우처 지원 사업이다. 대상은 만 9~24세 여성이다. 지원금은 연간 최대 15만6천원이다. 지급 대상은 저소득층으로 한정된다. 법에 따른 급여수급자, 차상위계층자, 한부모가족 자녀 등이다. 경기도 ‘보편지원 사업’에는 이런 구분이 없다. 대상 연령대 모든 여성이 지원 받는다. 보편적 개념과 결합한 생리대 사업이다. 문제는 사업비다. 사업비 분담은 경기도 30%, 시·군 70%다. 2026년 지원 대상은 38만7천728명이다. 전체 사업비는 65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여기에 사업비 분담 비율을 대입해보자. 경기도의 올 분담액은 190억여원이다. 실제 편성된 도비는 82억원뿐이다. 도내 27개 시·군이 이 사업에 참여했다. 남양주·성남·고양·부천시는 빠져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82억원이 부족하다. 사업 중단 우려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유다. 시·군의 하소연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지난해 본보가 시·군을 취재했다. 당시에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시·군이 네 곳 외에 수원·용인·파주시까지 일곱 곳이었다. 인구가 50만, 100만 대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군 부담을 70%에서 50%로 낮춰달라”는 요구가 팽배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다. 올해도 도비 30%, 시·군비 70%다. 이런 마당에 경기도는 자체 분담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시·군이 도의 사정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생리대 언급은 파급이 컸다. 각 기관에 생리대 정책을 살펴 보게 했다. 경기도의 생리대 정책은 분명 앞서 있다. ‘보편 지원’이라는 복지 단계에 먼저 진입했다. 복지에서 ‘보편’은 ‘모두에게 똑같이’다. 엄청난 예산 부담이 따른다. 보편을 선언했는데 실행이 버거운 것이다. 시·군 담당자들은 “계속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안이 결정된 바 없다”고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할 때가 온 것 아닌가. 시·군이 힘들면 경기도 분담 비율을 재고해야 한다. 여건이 전부 다르면 취약 시·군 차등 보전도 고민해야 한다. 학생이 소비자라면 경기도 교육청과 공동 재정도 검토해야 한다. 경기도의회에서도 이런저런 제언이 제시된다. 모두가 정책을 걱정해서 하는 소리다. 경청해라. 그리고 토론해라.

[사설] 허술한 요양시설 방역대책 시급히 개선해야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가 됐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국은 2024년 12월 말 기준으로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됐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불과 7년 만에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변했다. 초고령사회에 따른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대가족제도하에서는 자녀가 노인을 돌보기도 했지만 현재는 핵가족 시대이고 젊은이들의 생활 구조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노인이 되면 거동이 불편하고 게다가 병까지 들게 되면 결국 요양시설에 입소해 생을 마감하는 것이 일반적 사례이다. 이에 중앙정부와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노인들을 위한 돌봄시설 등 각종 복지 혜택을 확대하고 있으나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수원시를 비롯한 곳곳에는 노인들을 위한 요양병원, 요양원 등 각종 노인요양시설이 우후죽순으로 설치되고 있다. 이 중에는 종교기관에서 사회복지 환원 차원에서 최고급 시설에다 최상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부실하게 운영하는 등 운영 형태는 다양하다. 문제는 상당수 노인요양시설이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입소한 노인들이 평안한 노후를 즐기기보다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본보에서 최근 집중적으로 취재한 ‘보이지 않는 지옥도: 다제내성균’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시급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일명 ‘슈퍼박테리아’로 불리고 있는 다제내성균은 2개 이상의 항성제에 내성을 가지는 병원균으로 치료가 어려운 감염질환을 유발하고 있다.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층이 같이 모여 생활하는 노인요양시설이 다제내성균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감염 확산이 심히 우려되고 있다. 본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령상 요양시설이 고령층 입소 전 사전 검사하는 질병은 결핵, 홍역 등으로 제한돼 있어 다제내성균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요양시설은 다제내성균 검사를 서비스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감염사실이 확인되면 입소자 전원에 대한 검사, 격리시설 마련은 물론이고 이에 대한 책임까지 감내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다제내성균 감염 문제점에 대해 요양시설업계에서는 대책을 호소하고 있음을 정부와 지자체는 심각하게 인식, 이에 대한 조속한 검사 의무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이상일 시장, 정부·기업을 믿고 ‘투쟁’ 멈춰 보라

여전히 용인 반도체 산단은 불안하다. 용인시민 눈에는 특히 그렇게 보인다. 뭐라도 가져갈 것이라는 의심이 있다. 그런데 SK, 삼성 등 대기업이 지방 투자 계획을 밝혔다. 270조원을 지방에 쓰겠다고 했다. 지방 균형발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이전 반대 투쟁에 변화를 꾀해도 되지 않겠나. 삭발과 눈물, 구호가 뒤섞인 행사가 있었다. 31일 오후 7시 용인시청 야외 음악당이었다. 체감온도 영하 10도를 육박하고 있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였다. “산단 이전 반대한다”는 구호가 이어졌다. 시민·자영업자·비대위원의 삭발식도 있었다. 지켜보던 시민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말했다. “저 또한 (산단 이전 반대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게 지금까지의 용인이다. 이전설 불안이 계속 살아있다. 경기도의회에서 의미 있는 질의응답이 오갔다. 4일 본회의에서 용인지역 출신 도의원 둘이 질의에 나섰다. 산단 이전론에 불씨가 된 전력망·용수 공급 대책을 추궁했다. “이 자리를 계기로 이전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고 봐도 되겠느냐”는 다짐도 요구했다. 김동연 지사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전력 문제에 대해 “실마리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국제 경쟁력을 언급하며 “(이전은) 자살 행위”라고까지 평했다. 도지사가 내놓을 가장 명확한 수준의 답이다. 이날 청와대에서도 주목되는 발표 하나가 있었다. 10대 기업의 270조 지방 투자다. 이재명 정부 5년간 이뤄질 규모라고 한다. 반도체 설비 증설, 배터리 생산 및 연구 개발,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등의 내용도 설명됐다. 용인시민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해석된다. 반도체 산단 이전설의 논거는 ‘지방 투자’였다. 국가균형발전은 민주당의 정책 기조다. 그래서 용인시민이 불안했다. 이런 때 나온 ‘270조 지방 투자’다. 대체된 투자로 여겨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반도체 입지는 기업이 선택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치와 달리 갈 수 없다. 또 어떻게 바뀌어 갈지 알 수 없다. 우리에게도 지금의 논지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럼에도 제언해야 할 이유는 있다. 지금과 같은 불안감 주입을 계속할 수는 없다. 전해지는 용인발 소문이 있다. ‘보상이 수월해졌다.’ 좋은 것 아니다. 불안하니 빨리 팔자는 얘기다. 이런 민심까지 어쩔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불안을 달랠 정치의 순기능은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SK하이닉스 산단은 골격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2월30일 현재 산단 공정이 70.6%다. 2026년 하반기 예상 공정은 97.9%다. 삼성전자가 입정 예정인 이동·남사 산단은 2023년 12월 산단 승인이 났다. 12월22일부터 보상 협의에 들어갔다. 이런 통계를 알리고 동의를 구한 게 용인시다. 이 시장이 기자회견 하면서 일일이 공개한 자료다. 이런 통계 들고 정부를 찾고 정치를 찾아다녔다. 이런 논리개발과 동분서주가 있어 지금까지 왔다. 그럼에도 해보려는 제언이다. 반도체 이전의 출발은 정치였다. 그것 때문에 시민이 힘들어했다. 역으로 보면 같은 논리다. 필요 이상 길어질 땐 이전 반대도 정치가 된다. 쉼표가 주어졌을 때 쉬어 가야 한다. 정부도, 경기도도, 기업도 ‘이전’을 말하지 않는다. 5년간 진행할 다른 형태의 지방 투자가 발표됐다. 쉬어 갈 때가 있다면 지금이 그때일 것이다.

[사설] 양주시의회, 묶어 둘 문화재단을 왜 합의했나

양주시의 문화관광재단 추진이 시의회에서 멈췄다. 재단 출자·출연에 관한 사전 동의 보류다. 요구된 예산은 재단 기본 재산 5억원과 경상·사업비 등 28억2천만원이다. 이 예산을 1차 추경에 넣으려고 의회에 동의를 구한 것이다. 이견은 강수현 시장과 소속이 다른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나왔다. 반대 이유는 예산보다 인사에 방점이 찍혔다. 재단 임원에 대한 인사를 하지 말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지방선거 전에 임원을 선임하려는 집행부가 문제’라고 밝혔다. 재단 문제는 지난해에도 의회에서 진통을 겪었다. 설립 조례안이 10월 투표에 부쳐졌다가 4 대 4로 부결됐다. 그때도 민주당 의원 3명과 무소속 1명이 반대했다. 그러자 문화계와 시민단체가 재단 설립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했다. 결국 그해 12월18일 설립 조례안이 통과됐다. 이번에 묶인 사업비 동의안은 그때 승인된 재단 설립을 보조하는 절차 동의 요구다.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창립총회나 발기인대회도 막자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예산안을 받아 놓고 양당이 다투고 있는 것은 인사권이다. 양주시의 강수현 현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민주당 최수연 시의원이 ‘현 집행부의 임원 선임권’을 말했다. 임기 말에 ‘내 사람 심기’를 하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양주시에서 문화관광재단은 인력 수요가 적지 않다. 재단 대표나 임원이 문화계에서 갖게 될 영향력 또한 크다. 이 권한을 차기 집행부로 넘기라는 것이 민주당 측 주장이다. 사실 아주 익숙한 지자체 갈등이다. 기구 신설 때마다 목격되는 논쟁이다. 정치적 셈법으로 따라가면 결론이 없다. 정치와 분리한 행정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양주시는 팽창하고 있다. 2024년 인구 증가율이 7.8%다. 경기 북부 시·군 중 1위다. 2023년에는 전국 1위였다. 팽창하는 도시에는 걸맞은 조직이 수반된다. 문화관광재단은 지역 정체성과 문화 산업을 견인한다. 민주당이 설립에 동의한 것도 그런 여론 때문이었다. 이래놓고 5개월 뒤 선거까지 모든 절차를 묶어 놓는 것이 옳은가. 동의하는 시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사설] 친명-친청 갈등, 추미애 침묵을 주목하는 이유

자연스러운 무관심일 수도 있다. 의도적인 외면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겉으로의 모습은 침묵이다. 그래서 ‘추미애 침묵’이라고 표현을 하려 한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지금 중요한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명(親明)이 한 쪽에 있다. 현재 민주당 의석의 핵심 구성원이다.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청(親淸)이 다른 쪽에 있다. 스멀스멀 엿보이던 대립 구도가 공개 각축전으로 변하고 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언주·강득구 최고위원 등 친명계가 공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 대표와 면전에서 설전을 이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결정 절차가 있었다. ‘1인1표제’에 대한 당 중앙위원회 표결이다. 정 대표의 공약과도 같은 제도 개선이다. 정 대표의 대표 연임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서 정 대표가 승리했다. 당내 권력 지형의 분명한 변화다. 친명계의 내상이 적지 않다. 공천권은 기본적으로 당에 있다. 지방선거 공천도 그렇다. 경기지사선거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경기지사 후보군의 목소리는 나왔다. 한준호 의원이 기자회견을 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정 대표를 향해 ‘(합당 논의를) 여기서 중단해달라’고 직격했다. ‘지방선거 전 합당 반대’를 단정적으로 말했다. 친명계 지지를 계산한 것일 수 있다. 불리해질 합당판을 미리 방어한 것일 수도 있다. 한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3위권에 있다. ‘김동연·추미애·한준호·김병주’. 민주당의 갈등은 기본적으로 정당 내 문제다. 김동연 지사는 현직 경기도지사다. 침묵해도 이상하지 않을 명분이 된다. 주목되는 건 추미애 의원의 침묵이다. 용인 먹방, 시흥 오이도 등을 계속 올린다. ‘추미애가 이재명 정부와 함께합니다’ 동영상도 올렸다. 각종 행사에서 열심히 소신을 말한다. 하지만 당정 갈등 현안에는 어떤 말도 없다. 유력한 후보임에 틀림없다. 중앙에서의 중량감도 상당하다. 이런 그의 침묵이다 보니 해석이 붙기 시작했다. 그제 경선에 등록한 한 후보자는 ‘계산된 침묵’을 말했다. 친명과의 거래 가능성을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다. 당권파와의 대화 가능성도 말했다. ‘정청래 대표와의 대화’다. 표현은 다르지만 다른 진영 판단도 대체로 비슷하다. 어느 쪽이든 도민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미래 경기지사 결정과 관련될 수 있다. 입 닫는 후보, 입 여는 후보. 공통의 목적은 ‘경선 승리’다. 추 의원도 선거에 나선 후보다. 경선 승리가 목적일 것이다. 그런데도 유독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그가 가진 선택의 폭이 워낙 넓다. 친명과 친청이 모두 가능하다. 출마와 불출마가 모두 가능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경선판을 흔든다. 이번 선거에서 이런 후보는 그뿐이다.

[사설] 고양시의 경기패스 중단, 이해할 측면 있다

경기패스는 경기도의 대중교통비 지원 제도다. 일정 금액을 넘는 대중 교통비는 환급해 준다. 가입자가 2024년 말 기준 100만명을 넘었다. 모든 경기도민이 사업 대상이다. 인접한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와의 연계·대응이다. 모든 복지가 그렇듯 문제는 예산이다. 전체 사업비의 70%가 시·군 몫이다. 고양특례시의 경우 2026년 부담할 금액이 13억원이었다. 이 예산을 고양시가 편성하지 않았다. 올 1월부터 경기패스 없는 시가 됐다. 왜일까. 고양시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다. “경기패스는 지자체 분담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사업을 중단했으며 서울~고양 간 출퇴근·통학 수요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경기패스보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운영에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경기패스 분담 중단의 이유, 서울 생활권이라는 지역 특성, 대안 교통 복지의 선택 등을 밝히고 있다. 팍팍한 시 예산 사정에 중단이 불가피했던 측면이다. 시 나름대로의 대안도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부터 늘어난 시·군 예산 부담이 있다. 정부 주도 K-패스에 정액권 개념인 모두의카드가 등장했다. 이와 연계돼 경기패스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다. 2025년 말 158만명에서 24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투입될 예산이 그만큼 폭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군이 경기패스에 부담한 예산이 2025년 792억원이었다. 이게 2026년에는 1천205억원으로 예상된다. 고양시 외 많은 지자체가 이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도 지난해 11월 시·군 재정부담률 개선을 요구했다. 경기패스 분담금이 그 부담에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일부 지자체는 중요 사업 예산을 여기에 넣었다. 해당 사업 예산은 당연히 ‘0원’이다. “추경 때 예산을 세워 보겠다”고 설명한다. 지금 지자체가 이렇게까지 위협받고 있다. 대놓고 말하지 못할 뿐이다. 사업비 돌려서 연명하고 있을 뿐이다. 버스 복지에 서울, 경기, 정부가 덤벼들었다. 돈은 지자체더러 내란다. 그래서 돈 덜 드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는 것이다. 고양시가 뭐 잘못했나. 복지 행정이 갖는 관성이 있다. 한번 시작하면 뒤로 가지 못한다. 경기패스는 이미 시작된 교통 복지다. 복지 중단은 권리 박탈로 여겨진다. 들쑤시는 선거철 정치까지 있다. 찬성은 조용하지만 반대는 요란하다. ‘표 떨어질’ 이유가 될 게 틀림없다. 그렇더라도 예산 한계까지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서울표 기후동행카드, 경기표 경기패스, 정부표 K-패스, 또다른 모두의카드까지 난무한다. 하나같이 정치가 국민에게 떠넘긴 애물단지다. ‘경기패스 부활하라’고 추궁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답하고 갈 게 있다. 혈세 13억원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가. 언제까지 시·군에 떠안길 것인가. 제2, 제3의 포기가 없을 거라고 보는가. 이 답은 정치가 아니라 행정으로 해야 한다.

[사설] 경기지사 후보들도 행정구역개편 논하라

선거 여론을 빨아들이는 쟁점이 있다. 통합을 전제하는 행정구역 개편 논의다. 광주·전남, 대전·충남이 그중 앞서가고 있다. 개편의 근거가 되는 특별법을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했다. 특별법 통과에 이어 통합시장까지 뽑겠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은 중단했던 통합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부산·경남도 2028년까지 통합을 선언해 놓은 상태다. 어느덧 통합 논의가 6월 지방선거의 핵심 의제로 부각돼 있다. 통합 논의에 불을 붙인 건 예산 지원이다. ‘4년간 20조원’이라는 인센티브를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여기에 또 있다. 인사, 행정, 산업 등의 특혜가 특별법에 적혀 있다. 차관급 부단체장 4인 보장, 공무원 임용·승진 자율, 희망 시 중앙부처 사무 인수, 특목고·영재학교·외국 교육기관 설립 권한 등도 들어있다. 지방경찰청장 임명에 동의 권한도 명시돼 있다. 특화 산업 단지 지정 권한까지 통합시장에게 줬다. 행정구역 개편이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다른 게 있다. 이번처럼 특별법·공식 발표 등으로 구체화된 적이 없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데도 통합 얘기가 언급되지 않는 곳이 있다. 경기도다. 살펴 보면 이번 논의에는 경기도가 들어 있다. 해당 지역마다 공공기관 이전을 말하고, 그 공공기관 상당수가 경기도 등 수도권에 있다. 그런데도 조용하다. 혹시 일부러 이슈화를 막는가 싶기도 하다. 개혁의 출발은 변화다. 통합도 변화이고, 분할도 변화다. 통합이 필요한 곳이 있고, 분할이 필요한 곳이 있다. 경기도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한다. 분할이 전제된 북자도 문제가 있다. 이참에 토론하고 정리해야 한다. 반대로 통합해야 할 시·군도 있다. 이게 불거진 게 2000~2010년 행정 개편 논의 때다. 당시 화성권·성남권·남양주권·동부권 등의 통합이 논의됐다. 이 역시 한번쯤 걸러질 때가 됐다.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불필요한 경계가 곳곳에 남아 있다. 행정, 개발, 산업, 교통이 다 쪼개져 있다. 이런 시·군만 열 개가 넘는다. 여기에 새로 생긴 필요성도 있다. 특례시다. 통합하면 특례시로 갈 수 있다. ‘인구 100만명 이상’이 특례시 진입 조건이다. 인구 60만~90만의 시가 여럿 있다. 인근 시와 통합하면 특례시가 될 수 있다. 공론화를 원하는 주민이 많다. 이 바람을 선거에 담는 게 정치다. 경기도와 지방이 다를 이유가 없다. 대전·충남 통합의 경계는 땅이다. 충남도 땅에서의 개혁이다. 경기·북자도 분도의 경계도 땅이다. 경기도 땅에서의 개혁이다. 똑같다. 광주·전남 통합의 객체는 행정이다. 두 조직을 합치는 행위다. 경기도 시·군 통합의 객체도 행정이다. 시·군 행정을 합치는 행위다. 똑같다. 경기도의 행정도 다시 그릴 때가 됐다. 그 청사진에 대해 경기지사 후보라면 얘기해야 한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사설] 한준호의 정청래 직격, 선거 주도권 확보 요동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향해 “여기에서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 의사 표시다. 충분한 숙의 없는 통합은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 대표를 향한 공개 질문도 던졌다. 합당이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된다는 근거·지표를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합당이어야 하는 이유, 왜 지금이어야 하는 이유 등도 물었다. 조국당과의 합당에 대한 이견은 이전에도 있어 왔다. 정 대표는 지난달 22일 합당 제안 기자회견을 전격 개최했다. 최고위원회와는 20분 전에 내용을 공유했다고 전해진다. 절차적 정당성이 무시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잠재됐던 당권 경쟁과 맞물린 측면도 있다. 강득구·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의 반대도 있었다. “(논의에) 청와대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비판했다. 세 최고위원은 친명계다. 대체로 당권파는 합당, 친명계는 강력 반대다. 한 의원은 민주당 내 경기도지사 후보다. 친명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김동연 지사, 추미애·염태영·김병주 의원, 양기대 전 의원과 경쟁한다. 한 의원은 이날 ‘이재명 정부가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당 제안은 깔끔하게 거둬들이자”며 합당 논의를 거듭해 반대했다. 경기지사선거를 직접 뛰는 친명 후보다. 다른 정치인 주장과 무게가 다르다.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선거 주도권은 이미 있어 왔다. 명심(明心)과 청심(淸心)의 신경전은 지역에도 있다. 친명 그룹과 당권파의 경선 대진표가 곳곳에서 조성됐다. 두 계파 후보를 중심으로 지역 당심이 대치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만 어림잡아 10여곳이 이른다. 그동안은 잠잠했다. 하지만 폭발할 시점이 다가온다. 후보자에게는 당이 아니라 공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판을 한번에 흔들 소재가 ‘조심’(曺心·조국혁신당)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1천300만 경기도지사선거다. 이런 선거의 경선이 합당으로 요동칠 수 있다. 조국신당은 태생부터 결집이 강했다. 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관성이 있었다. ‘친명’ 경선 구도를 흔들 수 있다. 합당 후 ‘청+조’심도 큰 변수다. 누구를 향할지가 궁금하다. 친명계로서는 현 구도가 바뀌는 게 탐탁지 않다. 합당 논의 자체가 불편할 수 있다. 다소 느닷없는 경기지사 경선 후보의 회견이었지만 그 모습에서 유권자들은 요동치는 민주당의 주도권 쟁탈전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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