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구석진 자리, 가구 사이 작은 틈…. 엄마 배 속 같은 포근함을 느끼는 아늑한 자리를 리딩 누크(reading nook)라고 부른다. 광주시 고산동의 ‘책방누크’는 볕이 잘 드는 창가, 좋은 책, 아늑한 구석자리가 주는 행복감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행복한 곳 광주시 고산동에 위치한 ‘책방누크’는 어린이와 양육자를 위한 서점이다. 2023년 7월 그림책을 비롯한 어린이책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어른을 위한 서가를 조금 늘리며 비로소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서점이 됐다. 어른이 좋아할만한 책은 늘었지만 어린이를 최우선으로 한 공간인 것은 여전하다. “서점을 운영하다 보니 어린아이를 키우는 제 삶과 서점에 방문하는 어린이, 양육자의 삶이 맞물려 함께 굴러간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과적으로 우리집 어린이와 양육자인 저를 위한 서점도 된 셈입니다.” 서점 주인 김혜민씨는 제일기획에서 광고기획자로 일하며 오랜 시간 서점에 대한 꿈을 키웠다. 서점 자리를 알아보며 손님이 찾기 좋은 눈에 띌 만한 몫을 고르려고도 했지만 결국 본인과 아이가 익숙한 동네에 터를 잡았다. 지금의 고산동으로 자리를 정한 뒤 서점 꼴 을 갖추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당시 네 살이었던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는 일이었다. “초보 엄마에게 도서관은 아무래도 엄숙한 분위기라서 쉽게 데려가기 어려웠습니다. 온라인에서 책을 들춰보지도 않고 고르는 일은 더욱 쉽지 않았고요. 그때 그림책 서점을 방문해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는 과정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고산동은 어린이가 정말 많은 지역인데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함께 웃고, 성장하는 어린이와 어른 어린이를 위한 공간인만큼 책방 프로그램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열한시 그림책’은 곧 100회를 앞두고 있다. 평일과 달리 조용하고 평화로운 토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씽씽이, 자전거, 유모차 등 어린이들의 탈 것이 서점으로 모여들고 김 대표는 30분 가량 그림책 서너 권을 읽어준다. “아이들은 작은 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친구들과 책을 즐기는 경험을 합니다. 웃긴 장면에서는 더 크게 웃고, 어떤 내용에도 더 크게 반응하죠. 어른들이 깜짝 놀랄만한 기발한 생각, 감동적인 이야기를 꺼내 놓기도 해요.” 동네에 아이와 어른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책방 누크는 생활밀착형 책방이다. 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글쓰기 수업, 한국사 북클럽, 어른 글쓰기 모임까지 모두 참여하는 손님들도 더러 있어 책방에 주 5회 방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저희 서점은 책과 함께 자라는 어린이들과 함께 읽고 쓰며 자라는 어른들이 있는 공간입니다. 어린이들이 책에 빠져드는 순간과 책과 잠시 멀어졌던 어른들이 다시 책을 만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문화일반
조혜정 기자
2026-02-15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