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보다 위고비?”…비만치료제 열풍에 흔들리는 ‘몸 산업’

화성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4)는 올해 초 1년 넘게 다니던 헬스장을 끊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퇴근 후 주 4회 운동하며 체중 감량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결국 위고비를 처방받은 뒤 3개월 만에 8㎏을 감량했다. 김씨는 “운동은 시간도 많이 들고 식단 관리도 쉽지 않았다”며 “위고비를 맞고 체중이 빠지기 시작하니 ‘헬스장을 다녀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를 중심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재편되면서 체중 감량을 둘러싼 산업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헬스장·PT 업계는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열풍에 맞춰 관련 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 변화는 수치로 확인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위고비는 국내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410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존 비만약 시장 1위였던 삭센다의 2025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7% 감소했다. 안양에서 7년째 PT 트레이너로 일하는 정모씨(31)는 올해 연초의 성수기 분위기가 예년과 달랐다고 전했다. 정씨는 “예전에는 체중 감량이 목표인 신규 회원 비중이 높았는데 요즘은 위고비를 맞고 왔다는 상담 비중이 늘었다”며 “아예 약으로 먼저 살을 빼고 필요하면 운동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헬스장 업계는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확산이 체중 감량 목적 회원 수요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폐업한 체력단련장은 562곳으로 집계됐다. 이미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비만치료제 확산 역시 업계가 주목하는 변수다. 정씨는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도 큰데 위고비를 맞는 사람들이 점점 늘수록 규모가 작은 헬스장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이 흐름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종근당건강은 다이어트 전문병원 365MC와 협업해 체내 GLP-1 분비 촉진 기전을 내세운 유산균 건기식 ’지엘핏 다이어트’를 출시했고, 대웅생명과학도 같은 콘셉트의 ‘지엘풋’을 선보였다. 비만치료제 열풍 속에 GLP-1을 마케팅 키워드로 내세운 건기식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위고비 처방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초기 내과·가정의학과 중심이던 처방은 피부과와 비만클리닉 등으로 확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10월 만 12세 이상 청소년에 대한 위고비 사용을 허가했다.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의 공개 경험담도 대중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방송인 풍자는 위고비와 삭센다 사용 경험을 공개했고, 개그맨 김준호 역시 위고비 처방 경험을 밝혔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운동보다 효과가 빠르다”, “굳이 PT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문준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는 지방뿐 아니라 근육량도 함께 감소할 수 있으며, 심해지면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임상연구에서는 약 68주간 치료를 통해 평균 17%의 체중을 감량한 참가자들이 약물 중단 후 1년 동안 감량 체중의 약 3분의 2를 다시 회복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위고비 확산으로 운동 대신 약물로 체중을 관리하려는 흐름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문 교수는 “병적 비만 환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약물이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운동과 식습관은 수명 연장과 심뇌혈관질환 예방 등 약물이 줄 수 없는 장기적인 이득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 전략적 동반자' 첫 경제행보… 한·이탈리아 기업인 회동

26년 만의 이탈리아 국빈방문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정상외교를 경제 성과로 연결하는 행보에 나선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후 로마 시내 호텔에서 열리는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경제인연합회와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며, 양국 기업인 30여 명과 정부·경제단체 관계자 등 총 4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기조발언을 통해 AI 혁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전략·첨단산업과 에너지·인프라, 미래 유망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 확대 필요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성 김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춘 LG화학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 등이 참석한다. 이탈리아 측에서는 에마누엘레 오르시니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비롯해 비앙카 마리아 마조타 핀칸티에리 회장,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 루카 페트라키니 에니라이브 회장, 크리스티나 스카로치아 키코밀라노 대표 등이 참석해 양국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참석자들은 전략·첨단산업, 에너지·인프라, 미래 유망산업 등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대표 협력 사례를 공유하고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기술 협력, 에너지 전환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직후 열리는 경제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외교 분야 협력 확대를 경제협력으로 연결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려는 양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날 로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한국 주요 기업인들이 함께 초청돼 양국 경제계 교류의 기반을 다졌다. 이날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정상외교를 발판으로 첨단산업과 에너지, 미래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후속 일정 성격을 갖는다. 청와대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이 양국 기업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첨단산업과 에너지, 미래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경제협력 성과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로마)=이성훈 기자

“돈 더 내고 한집배달 시켰는데”…“다폰·다계정 멀티픽업” 논란 확산

“추가요금까지 냈는데 일반배달보다 나은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배달 플랫폼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일부 라이더들의 다폰·다계정·다플랫폼 활용 이른바 ‘멀티픽업’ 의혹이 확산되며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반 배달보다 1천~2천원가량 추가 비용을 내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택했음에도 실제로는 여러 주문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모바일 앱 마켓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배달의민족 2천409만명, 쿠팡이츠 1천355만명, 요기요 418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쿠팡이츠는 지난해 8월 1천174만명에서 빠르게 이용자를 늘리며 점유율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플랫폼 간 이용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라이더 확보와 배달 수행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유튜브 채널 ‘쿠빈’에 올라온 한 숏츠 영상이 지난달 27일 기준 조회수 241만회를 기록하며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는 한집배달로 음식을 주문했지만 전혀 다른 음식이 배달됐다는 사연이 담겼다. 한집배달은 추가 배달비를 지불하면 라이더가 주문 한 건을 우선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는 만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주문을 함께 배송하다 실수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은 한 시청자가 인터넷 방송 채팅을 통해 자신을 라이더 경험자라고 밝히며 “플랫폼상으로는 한 건만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돈을 더 벌기 위해 다계정·다폰·다플랫폼으로 한집배달 여러 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그는 “배달 지도를 보면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특정 장소에 오래 멈춰 있으면 의심해볼 만하다”고도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창에는 “이럴 거면 한집배달이 아니라 우선배달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한집배달도 아닌데 왜 추가 요금을 받느냐”, “관리 안 될 거면 차라리 일반 배달만 운영해야 한다”는 소비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다영씨(27·가명)는 “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빨리 먹고 싶어 일반 배달보다 돈을 더 내고 한집배달을 시켰는데 기사님이 픽업 후에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와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며 “음식을 빠르고 따뜻하게 제공받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서비스 아닌가, 유료 서비스인데 이런 식이면 진짜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김지영씨(48·가명)도 “가족 식사시간에 맞추려고 추가 비용까지 내고 한집배달을 시켰는데 예상 시간보다 너무 늦길래 경로를 봤더니 이리저리 돌아오고 있었다”며 “플랫폼에 신고했더니 포인트로 보상을 해주더라. 그런데 중요한 건 음식이 제때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피해를 본 뒤에 보상해주는 방식이라면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실시간 경로를 확인하지 않은 이용자들의 경우 피해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일부 이용자만 신고를 통해 쿠폰이나 포인트 형태의 보상을 받을 뿐, 그렇지 않은 이용자는 추가 비용을 내고도 일반 배달과 다를 바 없는 서비스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배달플랫폼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유튜버 사례처럼 오배송이 발생한 경우 고객 피해 내용과 요청 사항에 따라 재주문·환불·쿠폰 지급 등의 조치를 하고 있으며, 라이더에게는 배달비 차감부터 계정 정지까지 다양한 제재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집배달은 주문을 수령한 순간 해당 주문을 우선적으로 배송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플랫폼·다계정·다폰 등을 이용해 한집배달을 지연시키는 행위는 회사에서도 어뷰징으로 판단해 제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사 개인 사정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모든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고객 신고가 접수되면 확인 후 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봉 높아도 '신용대출 1억' 대출 조이기…실수요자 어쩌나

은행권이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문턱을 잇따라 높이면서 직장인들의 대출 환경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경고장을 내밀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천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타대출은 전달 감소세에서 벗어나 5조3천억원 늘었고, 신용대출도 3조4천억원 증가하며 급증세를 보였다. 은행들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연소득과 관계없이 1억원으로 제한했다. 고소득 직장인이라도 신용만으로는 1억원 이상 빌릴 수 없게 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신규 대출 시 일반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5천만원으로 각각 제한한다. 마이너스통장 관리도 한층 엄격해진다. 하나은행은 만기 연장 시 사용하지 않은 한도를 축소하는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신용대출 신청 규모가 내부 관리 기준을 넘을 경우 비대면 접수를 제한한다. 농협은행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해 사실상 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 역시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은행권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 문턱이 높아질수록 차주들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세자금이나 결혼자금, 생활비 등 실수요 목적의 대출까지 어려워질 수 있어 직장인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리보다도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은행권 규제가 강화될 경우 비은행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0만명 선택한 ‘The 경기패스’…매달 5만3천원 환급

경기도민의 대중교통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The 경기패스(더 경기패스)’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The 경기패스’ 가입자는 지난 2024년 5월 서비스 도입 이후 2년1개월 만인 이날 기준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2024년 10월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The 경기패스’는 전국 어디서나 시내버스와 지하철, 광역버스, GTX, 신분당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교통비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경기도형 교통비 지원 정책이다. 특히 청년 연령 기준을 기존 K-패스(19~34세)보다 넓은 19~39세로 확대해 매달 대중교통 비용의 20~53.3%(일반 20%, 청년·어르신·2자녀 30%, 3자녀 이상 50%, 저소득층 53.3%)를 돌려준다. 도가 가입자 200만명의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약 60%인 121만명이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해 환급 조건을 충족했다. 지난 4월 기준 1인당 평균 환급액은 약 5만3천원으로 파악됐다. 올해부터는 월정액 개념의 ‘모두의 카드’ 서비스를 도입해 혜택을 한층 강화했다. 일정 기준 금액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초과 금액을 환급해 주는 정액권 형태다. K-패스 누리집이나 앱에 카드를 등록하면 경기도민 여부 확인 후 일반형과 ‘모두의 카드’ 환급액을 비교해 이용자에게 더 유리한 혜택을 자동으로 적용한다. 아울러 도는 고유가 상황에 대응해 지난 4월부터 오는 9월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환급 기준을 완화해 운영 중이다.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시차 시간대(오전 5시30분~6시30분, 오전 9~10시, 오후 4~5시, 오후 7~8시) 이용 시 기존보다 30% 상향된 환급률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일반 도민은 50%, 저소득층은 최대 83.3%까지 요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모두의 카드’ 역시 환급 기준 금액을 50%가량 인하했다. 도는 절감된 교통비가 도민들의 외식, 문화·여가 활동 등에 쓰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승용차 이용 감소에 따른 탄소 배출 감축 효과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태완 경기도 교통국장은 “‘The 경기패스’ 가입자 200만명 돌파는 도민 여러분의 선택과 신뢰가 만든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민생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체감형 정책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총재 “금리 늦지 않게 올려야”…물가·집값·환율까지 경고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특히 생활물가와 집값 상승세, 과도한 대출 투자 등에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며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여건이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현재는 정책 목표 간 충돌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생활물가 상승세를 우려했다. 소비자물가보다 생활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고, 이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일부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공급 충격과 수요 압력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물가 부담은 저소득층에 더욱 크게 작용하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신 총재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추가 상승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증시 상승과 함께 확산되는 이른바 ‘빚투’ 현상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과도한 차입 투자로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 가격 조정 시 개인 손실뿐 아니라 금융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기업 투자 증가 등이 원화 수요를 늘리면서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변수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다시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총재는 향후 반도체 경기 호조와 내수 회복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보기술(IT) 산업 의존도가 높아 부문 간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역·세대·계층 간 양극화 완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햇볕이 비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등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당 30만원 보상하라"…티빙 정보 유출 피해자 집단소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놓고 피해를 본 이용자들이 결국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다. 보안 관제 부실과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등 기업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법무법인 지향은 전날(11일) 서울중앙지법에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티빙 이용자 1천51명을 대리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금액은 원고 1인당 30만원이며, 향후 정부 조사 결과와 손해액 산정에 따라 증액될 수 있다. 이번 소송 대리인단은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단순한 외부 해킹이 아니라, 기초적인 보호 조치조차 이행하지 않은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티빙이 소스코드 공유 플랫폼인 ‘깃허브’에 시스템 로그인 자격 증명을 방치하고, 클라우드(AWS) 접근 키 관리를 소홀히 해 해커에게 내부망 권한을 사실상 열어줬다는 것이다. 특히 해커가 내부 통제권을 장악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무단 조회·탈취하는 21시간 동안 티빙의 보안 관제 시스템은 이를 전혀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정보로 인한 2차 피해 우려도 심각한 상황이다. 유출 항목에는 이름, 생년월일, 휴대전화번호 외에도 고유 연계정보(CI)와 중복가입확인정보(DI)가 포함됐다. 지향 측은 “CI는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해 각 개인에게 고유하게 부여되는 ‘디지털 주민등록번호’ 격으로, 한 번 유출되면 영구적으로 교체나 폐기가 불가능하다”며 “다크웹 등에서 다른 해킹 정보와 결합할 경우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한 초정밀 표적형 스미싱 등 범죄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티빙의 기만적인 개인정보 약관 운영도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대리인단은 티빙이 서비스 본질과 무관한 ‘콘텐츠 추천’ 등을 명목으로 방대한 서비스 이용 기록 수집을 필수 항목으로 강제해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3자 정보 제공 동의란을 화면 깊숙이 숨겨 이용자의 정상적인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법무법인 세담 역시 관련 집단소송 제기를 추진 중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사건을 중대 침해 사고로 규정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지향 측은 넷플릭스 등 해외 거대 OTT 사업자들의 과다한 개인정보 수집 정황에 대해서도 조만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시정명령을 촉구할 계획이다.

'종전 기대감' 코스피 급등 '8천피' 탈환…'삼전닉스'도 날았다

코스피가 중동 전쟁의 종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폭등하며 ‘8천피(코스피 8,000포인트)’를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코스피는 다시 한번 8,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날 오전 9시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44.24포인트(7.01%) 급등한 8,308.19다. 지수는 전날보다 499.90포인트(6.44%) 오른 8,263.85로 시작해 8천피를 탈환한 뒤 현재 6∼7% 안팎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32.36포인트(3.25%) 오른 1,029.29를 기록하며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 고지를 다시 밟았다. 개장 직후 이같은 급등세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6분2초께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급변함에 따라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95.95포인트(7.76%) 치솟은 1,332.00을 기록했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보다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미국발 훈풍에 12일 장 초반 9% 이상 급등하고 있다. 오전 9시11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9.70% 상승한 32만8천원에 거래 중이며 장중 33만1천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9.19% 오른 229만4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30만4천원까지 올라 230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 공모자 주당 135달러...113조 조달 ‘사상 최대 상장’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며 역대 최대 규모 상장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결정했다. 이는 앞서 제시했던 예비 공모가와 동일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상장 기업들은 공모가 범위를 제시한 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가격을 정하지만, 스페이스X는 이례적으로 단일 가격을 예비 공모가로 제시한 뒤 그대로 확정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스페이스X는 5억5천556만 주를 매각해 총 750억 달러(약 113조8천억원)를 조달할 예정이다.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IPO를 통해 확보한 294억 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규모로, 역대 최대 기업공개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공모가 기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조7천700억 달러로 평가됐다. 상장 직후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기업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창업자인 머스크는 상장 이후에도 차등의결권 주식 등을 통해 약 84%의 의결권을 보유하며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주요 주주로는 투자회사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를 비롯해 귄 쇼트웰 사장,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스페이스X는 12일 나스닥과 나스닥 텍사스 시장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으로 버텼다”…연금 받자 저소득층 소비 더 늘어

국민연금이 단순한 노후 소득 보장 제도를 넘어 은퇴 이후 소비 감소를 막고 중·고령층 내부의 소비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국민연금연구원이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은 은퇴 후 소득 감소로 발생하는 이른바 ‘소비 절벽’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고령화연구패널조사와 국민연금 행정자료, 개인 신용정보 등을 결합한 자료를 활용해 56~70세 중·고령층의 소비 행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제활동을 하는 중·고령층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소비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을 시작하면 소비가 평균 8%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 정년 이후 국민연금 수급 전까지의 공백기가 있는 61~65세 구간에서는 근로 여부에 따른 소비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국민연금 수급액 역시 소비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노령연금 수급액이 1% 늘어날 경우 전체 소비는 평균 0.072% 증가했다. 식비와 외식비, 생활비, 주거비 등 필수 지출도 함께 늘어 연금이 실제 생활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금의 효과는 자산이 적은 계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자산 하위 계층은 연금 수급액이 증가할 때 필수 소비 지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반면, 자산이 많은 계층은 변화 폭이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활용한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자산 규모가 작은 가구일수록 연금 수령액이 늘어날 때 소비 지출 증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민연금이 소비 불평등 완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금 수급이 시작된 이후 저자산층의 소비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늘어나면서 계층 간 소비 격차가 일부 축소되는 경향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은퇴 후 소비 급락을 완충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노후소득 보장 기능과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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