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 내년부터 뮤지컬 부문 신설…K뮤지컬 60주년 기념

‘백상예술대상’이 내년 한국 뮤지컬 60주년을 맞아 뮤지컬 부문을 새롭게 신설하며 한 단계 더 도약한다. 백상예술대상을 주최·주관하는 HLL중앙은 “‘제62회 백상예술대상’부터 뮤지컬 부문 시상을 시작한다”면서 “기존 방송·영화·연극에 이어 뮤지컬 부문을 추가함으로써 국내 유일무이한 대중문화 종합 예술 시상식으로서 확장된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HLL중앙은 4일 뮤지컬 사업의 발전과 외연 확장을 위한 내용으로 한국뮤지컬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따라서 내년부터 백상예술대상의 뮤지컬 부문 시상은 K뮤지컬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상예술대상 뮤지컬 부문은 작품상, 창작상, 연기상 등 총 3개 부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작품상은 한 해 동안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거나 공헌이 큰 작품에게 주어진다. 창작상은 작가·작곡가·편곡가·무대 디자이너·음향 디자이너·조명 디자이너 등 뮤지컬 창작자 전반을 대상으로, 한 해의 탁월한 창작 성과를 평가한다. 연기상은 남녀 통합 부문으로, 뛰어난 무대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게 수여된다. HLL중앙 강주연 대표는 “K뮤지컬 팬덤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확장되고 있어 한국 콘텐츠 트렌드와 대중의 니즈를 반영할 때, 이제 뮤지컬 부문 신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백상예술대상도 한국뮤지컬협회와 함께 K뮤지컬 성장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뮤지컬협회 이종규 이사장은 “한국 뮤지컬 60주년에 맞춰 백상예술대상 뮤지컬 부문이 신설된 것은 업계에 큰 의미가 있다. K뮤지컬의 전성기를 맞아 백상과 함께 대중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 학습마을 통합 성과공유회, ‘포동’ 이야기展 [현장스케치]

지난달 31일 포천시 소재 대진대학교 학생회관 일대가 아침부터 북적였다. 포천시·동두천시 주민들은 일 년 내 몰두해 이룬 자신들의 ‘학습’ 성과물을 확인하고, 다같이 모여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저마다 들뜬 표정으로 학생회관 5층 복도에 모여들었다. 포천시·동두천시 학습마을은 각 지자체에서 짧게는 5년 길게는 16년간 사물놀이·보드게임·반려식물·서예·도자기 공예·천연염색 등 주민들이 희망하는 교육과정을 직접 고르고 논의한 수업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복도에 길게 늘어선 전시테이블엔 동네 마다 성과물로 내놓은 그림, 천연비누, 향초, 키링, 그림액자 등 학습마을 성과물이 가득했다. 한쪽에선 포천 태봉마을의 커피, 산정리의 레몬빵, 동두천시의 만주빵 등 체험프로그램으로 만든 간식을 나눴고 ‘병풀’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 홀로그램 장미꽃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포천·동두천 주민들은 자신들의 성과물을 찾아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하고, 다른 마을의 작품에 감탄하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그중 눈길을 끈 ‘할매굿즈’는 어르신들의 손글씨와 보테니컬 아트를 프린트한 쁘띠스카프 등 경기행복학습마을 1호 포천시 장자마을 어르신들의 작품을 상품화한 것이다. 올해로 16년차가 된 이 마을은 평생학습의 선두주자로 마을 주민들은 “학습이 삶이고, 삶이 학습”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마을은 힐링송송, 세계요리, 문화체험, 건강Up 몸튼튼 교실 등 어르신들이 중심이 돼 여가를 즐기고 공동체를 이루는데 주력한다. 손글씨와 그림을 곁들인 쁘띠스카프 외에도 어르신들이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전하는 응원메시지를 적은 응원북, 어르신들의 그림을 넣은 에코백 등을 제작해 ‘할매굿즈’라는 이름으로 포천·동두천시 내 축제 등에서 판매 부스를 열었고 완판에 성공했다. 포천시와 함께 포천 학습마을을 추진·운영하고 있는 송성숙 대진대 미래평생교육융합대학 휴먼케어평생교육학과 교수는 “학습마을 성과공유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지만 평진원의 평생학습 기회특구 사업 덕에 동두천시와 함께 이렇게 큰 규모로 열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평생학습 성과물을 이렇게 한자리에 모아놓고, 서로 작품을 구경하고 나누며 이야기하는 과정은 학습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무리 과정”이라며 “평진원의 기회특구 사업으로 인해 학습마을에 산업체가 함께하며 그동안 고민 조차 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게 됐다”고 자평했다. ● 관련기사 : 백세시대, ‘평생학습’은 ‘선택’ 아닌 ‘필수’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⑤] https://kyeonggi.com/article/20251106580398

백세시대, ‘평생학습’은 ‘선택’ 아닌 ‘필수’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⑤]

경기도는 2012년 마을 안의 마을학교를 거점으로 다양한 세대의 주민이 모여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공동체 활동을 펼치는 ‘평생학습마을’을 시작했다. 이에 포천시는 2017년부터, 동두천시는 2021년부터 평생학습마을을 운영하며 공동체 활성화와 삶의 질 개선을 함께 고민하고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평생학습 마을’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하 평진원)가 지·산·학 거버넌스를 구축해 추진한 ‘학습기회특구’ 지정 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기존의 학습마을과 평진원의 ‘평생학습 기회특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산’, 즉 산업이 합류해 경제적인 것을 창출할 기회를 도모하고 지역과 산업이 함께 방향을 모색할 구실이 돼 줬다는 점이다. 이번 포천·동두천 거버넌스는 농협과 대진대학교가 각각 산·학을 맡아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며 사업을 진행했다. 두 지자체가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 사업으로 운영한 프로그램은 ▲쉽게 배우는 AI아트, 나만의 굿즈 만들기 ▲반려견 지도사(3급) 자격과정 ▲포동 실버넷 이음교실 등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에 선정된 포천시와 2027년 ‘반려동물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인 동두천시는 ‘반려동물’이라는 두 도시의 공통점을 살려 9월 18일부터 총 12회에 걸쳐 반려견지도사 자격과정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과정은 ▲반려견 이해와 기초 ▲반려견 기초·중급 훈련 과정 ▲환경 적응 집중 훈련 등으로 반려견 지도사 3급에 필요한 이론과 실기 수업을 병행한다. 포천시 교육정책과 평생교육사 남가영 주무관은 “본인들의 반려동물 뿐 아니라 타인의 동물도 케어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 반려견 카페, 유기견 센터 등에서 활동하는 것까지가 기회특구의 목표”라며 “올해 교육을 통해 반려동물 산책을 돕는 도그 워커 과정 등 보다 실용적이고 심화된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간과 연속성이 확보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8~9월 총 6회에 걸쳐 진행된 ‘쉽게 배우는 AI아트, 나만의 굿즈 만들기’는 40세 이상 포천·동두천 시민을 대상으로 ▲이미지 생성 AI도구 배우기 ▲생성된 이미지를 굿즈 제작에 맞춰 디자인 하기 ▲이미지 편집 ▲굿즈 제작 방법 및 수익화 방법 등의 수업을 통해 AI이미지가 삽입된 문진, 달력, 티코스터, 컵 등을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된 굿즈는 온라인 전시를 거쳐 ‘포천 인문도시 페스티벌’(9월)과 ‘동두천시 평생학습축제’(10월)에서 부스를 열어 판매까지 완료했다. 여기서 얻어진 수익금은 연말에 기부할 예정이다. AI아트, 반려동물 프로그램에 이어 양쪽 지자체의 현안 중 하나인 ‘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한 대책 마련으로 ‘실버넷 이음교실’을 총 8회에 걸쳐 진행했다. 이 수업은 ▲카카오톡 200% 활용법 ▲지도&대중교통 키오스크 체험 ▲금융·쇼핑·배달 앱 실습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스마트폰 활용법을 커리큘럼에 넣었다. 디지털 문해교육을 통해 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 어르신들이 마을강사로 성장해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학습공동체 구성을 목표로 한다. 동두천시 미래교육진흥원 평생학습팀 평생교육사 김중희 주무관은 “같은 팀 직원들끼리도 소통이 어렵기 마련인데 두 지자체가 같이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일 것”이라며 “워낙 오랜시간 학습마을 사업을 꾸려온 포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양쪽 지자체의 강사 인적자원을 공유하거나 특화된 장점을 교류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 관련기사 : 평생교육 질 높이고... 지역 혁신 견인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929580449 배움엔 끝이 없다... 직장인들 ‘학구열’ 활활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013580386 환경문제 해결하고 일자리 창출 ‘일석이조’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1020580520 “시흥, 이주배경 주민과 성장하는 공동체를 꿈꾸다”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④] https://kyeonggi.com/article/20251027580437 '경기도 평생학습 기회특구' 학습마을 통합 성과공유회, ‘포동’ 이야기展 [현장스케치] https://kyeonggi.com/article/20251106580404

성남문화재단,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

성남문화재단(이하 재단)은 ‘2025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제’는 직장인의 책 읽는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매년 독서 친화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과 기관을 발굴해 포상하는 제도다. 재단은 직장 내 독서 문화 활성화와 직원의 독서 활동 장려 등을 통해 독서 친화적 환경을 조성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지난 8월 성남아트센터 사무동 내에 사내도서관 ‘스마트SN라운지’를 개관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함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점도 주목을 받았다. 또 대표이사 추천 도서를 선정하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독서에 참여하며 이를 주제로 토론하는 활동 등을 통해 책을 매개로 한 소통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이 이번 인증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재단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직원뿐 아니라 지역사회 독서 문화 확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공연장 로비와 성남미디어센터 2층 유휴 공간 등을 활용해 낮 시간대 성남아트센터를 찾는 관람객이나 시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접하며 머무를 수 있는 열린 독서 문화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광명시 ‘소하담숲’, 색과 예술로 치유 공간 구현…한국색채대상 블루상 수상

광명시는 어르신 인지건강 증진을 위한 다감각 실내정원 ‘소하담숲’이 제23회 한국색채대상에서 가치상인 ‘블루(BLUE)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소하담숲은 지난 9월 대한민국 국토대전 한국공공디자인학회장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 수상을 통해 공간디자인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한국색채대상은 (사)한국색채학회가 주최하는 국내 대표 색채디자인 공모로, 단순히 색의 조화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환경, 산업디자인, 감성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색채의 의미와 가치를 창의적으로 구현한 개인·기업·단체를 선정한다. 광명시는 ‘소하담숲’을 조성하며 정원과 자연의 색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각과 기억을 자극하는 치유의 매개체로 확장했다. 나무와 풀잎 등 자연의 요소를 조화롭게 배치하고, 자연의 색을 인공 색채로 재해석해 벽면에 구현함으로써 어르신들의 감각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벽면은 단순한 도색이 아닌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 작품처럼 구성, 공간 전체를 하나의 정원처럼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이러한 색채와 예술의 결합을 통해 어르신들은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되살리고, 색을 매개로 감각과 정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새로운 인지 회복 경험을 얻고 있다. 또한 빗소리와 흙냄새, 식물의 질감 등 자연의 감각 요소를 공간 곳곳에 반영해 치유 효과를 높였으며, 노루페인트의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색채와 재료 모두에서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구현했다. 박승원 시장은 “이번 수상은 광명시가 추진하는 공간복지 중심의 도시정책이 디자인 영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공공건축물과 복지시설 전반에 공간의 공공성과 회복의 가치를 담아내는 디자인을 적극 확대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8일 오후 서울 디자인하우스 모이소 갤러리 에이(A)홀에서 열리며, 7~8일 같은 장소에서 수상작 전시가 진행돼 소하담숲의 디자인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만성적 상실’의 임상을 기록하는 시인 권민경 [경기작가를 해석하다]

권민경 시의 중핵을 이루는 고통은 대개 내상(內傷)과 관련된다. 첫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문학동네, 2018)에 반복되는 ‘물혹’, ‘종양’, ‘난소암’, ‘갑상선’ 등의 시어는 우리의 몸이 노화와 병듦의 생리적 변화뿐만 아니라 적출과 봉합이라는 인공적 변화에 노출된 대상임을 암시한다. 고통 앞에 무력한 몸, 그 절대적 두려움으로부터 파생되는 이중의 고통은 생명이라면 필연적으로 체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두 번째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민음사, 2022)에서 권민경은 “내가 읽은 것들에 대해 기록하면 나를 따라 질질 발을 끄는 검은 자음, 모음, 하나하나 나였고 신파였으며 잘린 가지, 뺏긴 목소리, 잘린 갑상선, 난소, 그리고 기타 등등”(‘겨울나무’)이라 말한다. 자신의 고통을 ‘신파’로 지칭한다는 것. 몸의 일부를 떼어내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법한 고통이 깊은 슬픔으로 내부를 베어내는 상실. 이 공동(共同/空同)의 감각 안에서 고환을 가진 아버지와 난소를 가진 ‘나’, 질과 자궁을 공유하는 개와 ‘나’, 그리고 모든 이종(異種)들은 함께 아플 수 있다. 권민경이 형상화하는 몸의 찢김과 통증은 언뜻 치유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망가지고 배제되어 있는 내부로부터 온다. 그러한 점에서 세 번째 시집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문학동네, 2024)의 ‘자연’ 연작에 등장하는 ‘신도시’는 파괴와 재건이 순환하는 몸을 닮아있다. 이 시집의 ‘신도시’, 즉 고양과 일산은 시인의 실제 삶과 기억이 고스란히 누적된 장소다. 하지만 “무덤을 뭉개고 세월 위에 아파트를 짓는”(‘자연―백마’) 개발은 이곳에 뿌리내린 생명들을 “신도시를 만들 때 부록처럼 조경당”(‘자연―나무의 무쓸모’)하는 고통에 몰아넣는다. 다른 시 ‘종일’에는 일산신도시 건설계획 추진과 맞물려 1990년 9월 고양 일대에 발생한 초유의 홍수 사태가 언급된다. 시인은 당시 홍수로 인해 “영원히 아홉 살에 멈춰 있는” 친구 ‘종일’의 죽음을 기억하며 “나는 없는 종일을 영원히 있게 하려/시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한다. 지금은 번듯해진 신도시, 흔적조차 남지 않은 상실의 아픔을 증언하고자 시인은 허물어짐을 감내하면서도 말을 빚는다. 현재는 ‘만성적 상실’의 시대다. 기존의 것이 사라졌음을 미처 자각하기도 전에 새로운 것이 공백을 채우는 세계, 무언가를 잘라냄으로써 살아가는 방식에 우리는 너무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권민경의 언어는 현재 우리가 ‘치유’라고 부르는 삶의 방식에 물음을 제기한다. 잘려나간 줄기 위에 싹을 틔우는 “식물성 힘”(‘자연―복수’)의 강인함을 믿으며, 시인은 보이지 않는 고통의 임상을 섬세히 기록한다.

한국-프랑스 안무가들의 협업 무대 ‘제7회 SOUM 국제무용페스티벌’이 남긴 것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회 숨 국제무용페스티벌(Festival International de Danse SOUM)’이 한국과 프랑스 안무가들의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숨 국제무용페스티벌은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한 국제 예술 교류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비영리단체 코리아댄스어브로드(Korea Dance Abroad)와 협력해 매년 진행된다. 유럽과 한국의 무용가·안무가들이 리서치, 창작, 워크숍을 통해 협업하고 완성된 작품은 파리에서 초연된 후, 한국 무대에서도 소개되며 양국 간 예술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이번 페스티벌은 내년도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이 의미를 더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양국 정부가 프랑스에서 공식 수교 기념행사의 오프닝 세리머니를 연 23일 숨 국제무용페스티벌 역시 막을 올리며 한-불 예술 교류의 상징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올해 페스티벌은 한국과 프랑스의 공동 창작 레지던시(20~22일)와 한불 초청 공연(23~24일), 마스터클래스(21~22일) 로 구성된 가운데 모든 프로그램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무대에는 한국 안무가 초청작으로 SIGA 컴퍼니의 ‘Rush’, 정보경의 ‘각시–솔로’, 프랑스 안무가 오세안 로뱅(Océane Robin) 의 ‘ORPHÉE’, 그레고아 말랑댕(Grégoire Malandain) 의 ‘JAN’, 한-불 공동 창작 신작 ‘사이의 시선-LE REGARD DE L’ENTRE’가 무대에 올랐다. ‘사이의 시선-LE REGARD DE L’ENTRE’는 레지던시 기간에 한국의 무용가 이재영과 프랑스의 그레고아 말랑댕이 공동 안무를 맡은 가운데 권혁과 오세안 로뱅이 함께해 완성한 협업 작품으로 특히나 주목받았다. 서로 다른 문화적 감수성과 움직임이 교차하며 이번 페스티벌의 상징적인 무대로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숨 페스티벌은 프랑스 내에서 한국과 프랑스 예술가들이 함께 창작하고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시 문화예술국 관계자는 “숨은 한국과 프랑스 안무가들이 각자의 움직임 언어를 공유하며 새로운 미학을 발견하는 장”이라며 “서로의 스타일이 순환하고 섞이는 과정 자체가 현대무용의 발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파리시 관계자들은 이번 축제를 “두 나라의 안무가와 스타일이 서로를 알리고 순환시키는 한불 공동 창작의 장”으로 소개하며, 지속 가능한 문화 교류 모델로 높이 평가했다. 11월 15일에는 제13회 인천국제현대무용제(트라이보울 극장)에서 유럽 안무가들의 솔로‘ORPHÉE’, ‘JAN’가 초청된다. 다음 날인 16일 아르코예술대극장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폐막식’에선 협업작 ‘LE REGARD DE L’ENTRE’가 한국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전통을 켜다, 부천이 빛나는 시간’…부천문화원 ‘전통樂부천2025’ 성황리 개최

부천문화원(원장 권순호)이 주최한 ‘전통樂부천2025’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3일간 부천한옥체험마을 일대에서 4천500여명의 시민과 방문객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통을 켜다, 부천이 빛나는 시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가을 정취와 한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전통예술 공연, 향토음식 복원, 전시·체험 프로그램 등이 어우러지며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올해는 무대 중심의 형식을 벗어나 야외 캠핑형 관람 공간을 조성, 시민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공간에서는 경기도무형문화유산 제61호 ‘자리걷이’와 부천시향토무형문화유산 제5호 ‘부천석천농기고두마리’ 재연 행사, 문화가족예술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져 도심 속에서도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색다른 문화 경험이 이어졌다. 또 한옥마을 중심에 마련된 ‘부천아카이브 뜰’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영상 기록 체험이 큰 호응을 얻었다. 참여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만의 ‘부천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아카이브 영상으로 남겼고, 아이들을 위한 ‘유물 발굴 존’에서는 어린이들이 흙 속 유물을 직접 찾아보며 부천의 2천년 역사와 고대문화를 배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개막식에는 조용익 부천시장을 비롯해 김선화·장해영·최의열·박순희·정창곤·양정숙·박찬희·박혜숙·김미자·최옥순 시의원, 그리고 부천문화벨트 기관장 및 단체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대진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은 축문을 통해 “부천문화원이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시민과 함께 이어가며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부천문화원은 앞으로도 전통문화의 계승과 지역 예술인의 창작 활동 지원을 통해 부천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조용익 시장은 축사에서 “한옥의 정취와 전통이 조화를 이룬 축제장이 매우 인상 깊었다”며 “최근 개장한 생태공원 ‘루미나래’에도 많은 시민이 찾아와 부천의 전통과 자연, 문화가 어우러지는 시간을 즐기길 바란다. 시민이 풍요롭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권순호 부천문화원장은 “시민들이 한옥의 정취 속에서 부천의 역사와 전통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전통의 불빛이 부천의 내일을 밝히듯,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 자산을 기반으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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