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기쁨을 한발 앞당겨 축하하는 기쁨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수원장로합창단(단장 신현태 장로)이 16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창단 26주년 기념 제15회 정기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경기일보·수원특례시·수원특례시기독교총연합회 등이 후원한 이번 정기연주회에는 수원지역 장로로 구성된 63명의 합창단원과 지휘자 변광석 교수, 반주자 신수정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 시작에 앞서 단장 신현태 장로는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에도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환영과 격려의 인사를하며 이번 정기연주회의 주제를 ‘예수의 탄생과 사랑, 은혜’로 소개했다. 그런 취지를 담아 수원장로합창단은 첫 곡 ‘오 거룩한 밤’을 노래했다. 단 한 명의 여성 단원(이미경 장로)을 제외하곤 전부 남성으로 구성된 합창단의 중후하고 풍부한 하모니가 공연장에 울려퍼졌고 이날 함께 무대에 오른 트럼펫 소리가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수원장로합창단은 ‘천사 찬송하기를’, ‘비 준비하시니’, ‘주의 은혜라’, ‘찬양하는 순례자’ 등 하나된 목소리로 예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렸다. 또한 중앙여성합창단과 함께 ‘내 맘속에 주님밖에 없네’, ‘왕의 왕께 영광’ 등을 부르며 혼성합창의 진수를 선보였다. 공연에 앞서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 단장은 “기독교의 여러 교파가 한마음으로 모여 26년째 합창단을 꾸리고 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롭다”며 “같은 신앙인으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는 덕에 늘 새롭고 즐겁다”고 말했다. 1999년 창단한 수원장로합창단은 그동안 정기연주회 뿐 아니라 수원시 기독교연합회 부활절 축하예배, 3·1절 기념예배, 신년 축하예배 등에 초청되고 있으며, 국회 조찬기도회, 광복 80주년 기념 수원시민 대합창 공연 등에서도 연주하며 전문 합창단으로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9년 단장으로 취임해 15년 이상 수원장로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신 단장은 “합창단의 매 순간 우리가 불렀던 노래는 단순한 음악이 아닌 신앙고백이자 예수의 사랑을 나누는 도구였다”며 “지금껏 합창단을 운영하는 과정이 그러했듯 앞으로도 예수 안에서 찬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외계층 지원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수원장로합창단은 이날 공연에 앞서 노숙자 무료 급식소와 호스피스 재단 등에 각각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으며 공연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이른 성탄 선물로 따뜻한 양말을 나눴다.
옷 최영재 스카우트 복장을 하면 나도 모르게 엄마, 아빠에게 존댓말을 하지. 새로 산 옷을 입으면 나도 모르게 손과 말이 공손해지지. 학교에서 돌아와 집 옷으로 갈아입으면 나도 모르게 우당탕! 이 방 저 방 뛰어다니지. 옷이 사람을 만든다 ‘옷이 날개’란 말이 있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외양이 달리 보인다는 뜻에서 나왔다. 어디 외양뿐인가. 행동거지도 달라지게 돼 있다. 스카우트 복장을 하면 스카우트가 되고, 운동복을 입으면 운동선수가 되고, 군복을 입으면 군인이 된다. 이 동시는 아이와 옷을 연결 지어 생각하게 해준다. 필자의 동화 가운데 옷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노랑 옷을 즐겨 입는 사장님이 그날은 파랑 옷을 입고 회사 안을 둘러본다. 그러자 사원들은 파랑 옷을 입은 사장을 몰라보는 것. 이에 화가 난 사장님은 내가 사장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 그제야 깨닫는다. 자신이 지금까지 옷으로만 사장 노릇을 했다는 것을.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지만 옷은 어디까지나 장식품이다. 그런데 그 장식품이 사람을 변화시켜 준다. 이 동시가 바로 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옷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 누구나 경험했을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업복을 입으면 아무 데나 앉고 싶어지는가 하면 정장을 하면 걸음걸이부터가 반듯하다. 그래서 옷을 ‘의관’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지난 여름 능소화가 휘감긴 대문은 넝쿨만 남긴 채 가을이 내리고 있었다. 담장 밖의 온갖 꽃이 외딴 마을 아이들처럼 반겼다. 카메라를 매디슨 카운티 다리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조준하던 중에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대문이 열려 깜짝 놀랐다. 안쪽의 할머니가 내다보셔서 기웃하니 의외로 태연하시다. 대부분 카메라를 든 낯선 사람을 보면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인데 의외다. 내친김에 집이 궁금해 안으로 들었다. 할머니는 나그네를 쉽게 받아 주셨으나 옅은 미소 뒤로 외로운 기색이 보였다. 마당을 사이에 두고 좌측으로 긴 행랑채가 들어섰는데 무르익은 담쟁이가 온몸에 길을 뻗고 있었다. 안쪽엔 사람이 사는 듯했고 우측엔 밖에서 살짝 보이던 이 특이한 지붕의 건물 한 채가 놓여 있었다. 이색적인 양식에 빠져드는데 할머니가 먼저, 건물은 할아버지가 유럽 여행에서 본 건물을 본떠 지은 집이라고 소개한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도 독특한 모습은 가치를 잃지 않았다. 시집간 딸은 할머니만 남겨 두신 것 같았다. 오늘은 이 서양식 건물을 매교어반스케치 임진선님이 그렸다. 이곳저곳 어반스케치 교실을 다니다가 종래 나의 교실에 머물렀다. 그림으로 행복을 지어가는 영근 마음, 튼튼한 구도와 채색이 항상 맘에 찬다. 마지막 학기도 종강이 머지않았다. 꿈처럼 흘러간 한 해가 다시 그립다. 후회가 꿈을 대신할지라도.
사진기자들은 결정적 한 컷을 위해 수십, 수백 번 셔터를 누른다. 이들이 담은 현장의 생동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국사진기자협회 경기지회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청 1층 로비에서 ‘2025 경기지역 보도사진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29회를 맞은 전시에는 경기일보를 비롯해 경인일보, 기호일보, 인천일보, 중부일보, 뉴스1, 뉴시스, 연합뉴스 등 한국사진기자협회 경기지회 소속 사진기자 15명이 경기지역 곳곳에서 건져 올린 사건·사고의 진실과 사람 사는 이야기 등을 취재한 보도 사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선 제268회 ‘이달의 보도사진상’ 스토리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본보 김시범기자의 ‘화마 속에서 구조된 반려동물들…이들은 주인에게도 버림받았다’와 지난 6월 대선을 앞두고 붙은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와 공실 상가를 절묘한 시각으로 담아낸 조주현기자의 ‘경제대통령이 필요해’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제266회 ‘이달의 보도사진상’ 뉴스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윤원규기자의 ‘처참한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용인 구간 교량 붕괴현장’과 홍기웅기자의 ‘블러드문 등장한 개기월식’ 등도 전시된다. 임열수 한국사진기자협회 경기지회장은 “보도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그 이면에 있는 사건과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라며 “앞으로도 역사의 현장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다양한 전시와 활동을 통해 사진기자들의 목소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은 19일 오후 4시 경기도청 1층 로비에서 열리며 이번 사진전 출품작은 한국사진기자협회 경기지회 누리집에서도 볼 수 있다.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연말을 마무리 하기에 공연만큼 좋은 선물이 있을까. 설렘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경기아트센터의 12월 주요 공연을 소개한다. ■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120년 전통의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17일 경기아트센터를 찾는다. 1907년 창단해 세계 3대 소년 합창단 중 하나인 파리나무십자가 합창단은 아카펠라를 고수하며 정통 그레고리오 성가부터 캐롤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다. 24명 합창단원의 맑고 청아한 음색 사이 오랜 기간 다져진 완벽한 앙상블과 절묘한 화음을 듣다보면 왜 이들의 공연이 해마다 연말이면 클래식 추천공연 순위에 오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주현미 데뷔 40주년 콘서트 ‘The Queen’ 우리나라 트로트 음악의 여왕 주현미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21일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은 히트곡들과 숨겨진 명곡을 모두 들을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1985년 ‘비내리는 영동교’를 시작으로 ‘짝사랑’, ‘신사동 그 사람’ 등 수많은 명곡과 감동으로 대중과 호흡해 온 주현미의 40년 노래 인생길을 추억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명작 스토리 ‘TRACK’ 대한민국 대표 매지션(Magician)이자 일루션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탁월한 스토리텔러 이은결의 29년 내공이 집약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화려한 쇼와 진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퍼포밍 일루션 등 놀라운 체험과 깊은 감동을 만날 수 있다. 6세 이상(2020년 12월 25일 이전 출생자) 관람가로 가족과 연인, 친구들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 2025 경기 청년예술 기회무대 경기아트센터가 청년예술인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마련한 ‘경기 청년예술 기회무대’가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17일엔 크리스마스 시즌의 대표 발레 작품 ‘호두까기인형’을, 20일에는 ‘탈’을 통해 인간 내면과 감정을 탐색하는 한국무용 ‘탈, 탈 털어-얼굴 너머’를 선보인다. 26~27일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오롯이 담은 연극 ‘우리 읍내’(손톤와일더 작)를 만나볼 수 있다.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청년예술인들의 재능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방사선 노출 없는 부정맥 시술은 엑스레이(X-ray) 투시 영상 없이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임홍의 중앙대학교광명병원 부정맥센터 교수는 16일 “임신부라고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악성 부정맥 치료를 미루거나 아이를 포기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심방세동 등 여러 부정맥질환 치료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국내 유일 심장 내 초음파(ICE) 공인 지도전문가(프록터) 자격에다, 현재까지 난이도가 가장 높은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2천례 이상 시행한, 5천500례 이상의 풍부한 임상을 경험한 이 분야 권위자다. 임 교수가 시행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은 환자 허벅지 정맥을 통해 작은 초음파 장치를 심장 안에 위치시켜 심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임신부는 물론 성장기 소아 부정맥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통상 임산부는 빠른 빈맥성 부정맥 발생 시 약물 요법으로 심장박동을 안정시키면서 출산할 때까지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임신부에서 빠른 부정맥이 지속되면 산모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혈압이 장시간 떨어진 상태로 유지되면 태아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임 교수는 여러 종류의 약물을 사용해도 증상이 전혀 조절되지 않은 임신부, 다른 병원에서 전원해 온 임신부 등 10명에 대해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성공했다. 그가 달성한 10례는 지난 2021년 2월 대구에서 긴급 이송된 25주 임신부에게 국내 최초 방사선 제로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 산모·태아 모두를 구한 이후 5년 만에 달성한 값진 성과다. 당시 환자는 매우 빠른 심실빈맥으로 생명이 위급했다. 임 교수는 “환자 심박수가 분당 250회를 넘는 극심한 심실빈맥으로 여러 차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실제 임 교수가 시행한 10례 모두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빠른 심실빈맥 4례, 심방빈맥 3례,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3례 등으로, 환자 모두 약물에 전혀 반응이 없던 임신 20주에서 28주 사이의 임산부였다. 환자들은 반복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심한 저혈압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고, 모두 시술적 치료가 필요해 타 대학병원에서 의뢰된 환자들이었다. 통상 부정맥 시술은 X-ray 투시 영상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카테터 위치와 움직임을 확인하며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 교수는 작은 크기의 심장 내 초음파(ICE) 영상만으로 고난도의 부정맥 시술을 시행, 방사선 사용을 회피할 수 있었다. 임 교수는 “3차원 고해상도 맵핑 시스템을 접목하면 가상의 심장 내부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카테터를 더욱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어 시술의 정확성과 안정성도 크게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임산부의 빠른 빈맥성 부정맥에서도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대학교광명병원 부정맥센터는 올 2월 국내 최초로 국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 교육센터’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국내·외 100명 이상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 및 연수를 실시하는 등 최신 심장질환 술기를 전파하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은 죽음으로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억 속에서 다시 이어진다. 죽음을 고립된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함께 바라보고 나눌 수 있는 공동의 경험으로 전환하고자 기획된 소다미술관의 ‘기억하고, 기억되다’도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있을 삶과 죽음에 대한 시각을 풀어내기 위해 출발했다. 이달 20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는 지나온 삶에 대한 기억을 중심에 두고 ‘나는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를 묻는다. 삶을 회고하고 정리하는 단계에서 출발해 관계 속에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기억을 통해 공동체로 확장되는 방향을 차분히 제시한다. 전시는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장 ‘기억하다’는 사랑이라는 가장 따뜻하고 보편적인 기억에서 출발한다. 박혜수 작가는 30분짜리 단채널 비디오 작품 ‘Flower in Love’를 통해 노인들에게 ‘인생의 사랑’을 묻는다. 삶의 마지막에 가까이 선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지역의 노인들의 30분 남짓한 인터뷰를 통해 사랑과 상실, 기억의 지속성을 시적으로 드러내며 한 인간의 사랑이 지닌 시대적·정서적 무게를 사유하게 한다.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을 기반으로 한 기록과 인터뷰가 담긴 박혜수 작가의 ‘Goodbye Letter’ 또한 사진·텍스트·참여형 콘텐츠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경험에서 더 나아가 그 이야기를 공동체와 나누는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번째 장 ‘기억되다’에서는 상실의 아픔을 예술로 치유하는 순간을 강운 작가의 회화 작품으로 만나게 된다. 강 작가는 아내와의 이별 이후 상실을 치유하는 과정을 색으로 기록하는 ‘마음산책’ 연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차분히 캔버스에 색을 쌓고 글자를 새겼다 덮응 과정을 반복하며 스스로의 감정을 위로한다. 겹겹이 쌓인 색의 화면 속에 슬픔 뿐 아니라 아내와 함께한 시간에 대한 고마움, 남은 이들을 향한 위로를 담아낸다. 박혜원 작가는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로 전해지는 ‘유츠프라카치아’를 통해 사랑과 기억이 지속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이 작품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통해 살아가는 속성을 납골당을 찾는 유족과 고인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겹쳐냈다. 작가는 납골당의 이름패 형식을 빌려와 자주 돌봄을 받는 이름패와 점차 잊혀가는 이름패의 대비를 시각적으로 구성했고 이를 통해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관계와 기억의 단계를 섬세하게 드러냈다. ‘기억하고, 기억되다’는 죽음을 어둡고 두려운 대상으로만 바라보기 보단 함꼐 나눌 수 있는 경험으로 확장하는 전시다. 전시는 기억이 가져다주는 힘을 되새기며 죽음을 용기 있게 바라보고 위로와 공동체적 의미를 발견하도록 독려한다. 장동선 관장은 “이번 전시는 죽음을 두려움의 언어에서 기억과 관계의 언어로 바꾸어 바라보는 자리”로 “예술을 통해 감정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순간, 관객은 죽음을 다른 결로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시는 20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김혜경 여사가 한·UAE 공동 기획전시 개막식에 참석해 이번 전시가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를 넓히고 문화 협력이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한·UAE 공동 기획전시 ‘근접한 세계’ 개막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여사는 “최근 대한민국의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더욱 가깝고 특별한 동반자 관계를 다져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를 넓히고 문화 협력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살렘 빈 칼리드 알 카시미 UAE 문화부 장관은 “UAE의 현대미술을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에 소개할 수 있어 뜻깊다”며 “예술은 국가 간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UAE와 대한민국은 전통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육성하는 문화적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문화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안용중학교 화성시학생오케스트라가 12일 유앤아이센터 화성아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날 초·중·고등학생으로 이뤄진 학생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다울림-다양함이 어우러져 하나가 됨’을 주제로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였다. 연주회 1부는 고전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 음악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2번-4곡 파란돌 ▲천둥과 번개 폴카로 시작됐다. 이어진 플루트 앙상블의 연주에서 단원들은 재즈모음곡 2번 ‘왈츠' 아일랜드의 여인 등을 청아하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연주해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오케스트라 전체가 연주한 아프리칸 심포니는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아프리카를 생생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부는 레미제라블, 알라딘, 국가대표, 캐리비안의 해적 등 영화에 삽입된 음악으로 구성됐다. 단원들은 익숙한 영화음악을 웅장한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선보이며 영화 속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오케스트라 회장인 김민주양은 “3년 동안 악기를 무료로 배우며 악기를 다룰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달았다”며 “큰 무대에서 연주하고 박수를 받으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휘자를 맡은 김정길 안용중 교사는 “단원들이 큰 무대에서 연주하는 기회와 아이들이 직접 공연장에 와서 관람하는 경험이 학생들에게는 가장 큰 교육이라 생각하며 매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도 열심히 준비한 단원들과 연주회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커다란 영화관 스크린에 비친 얼굴들은 전문 배우도, 유명 인사도 아니었다. 수원의 골목과 복지관, 마을에서 살아온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화면 속에서 옆집 부부, 센터에서 마주치던 어르신 등 ‘아는 얼굴’이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1일 열린 ‘2025년 수원시미디어센터 지역미디어 성과공유회’는 주민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창작자이자, 관객이 된 하루였다. 수원에는 주민들이 직접 라디오·영상·신문을 만들며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마을미디어가 있다. 이날 상영된 기록들은 형식은 달랐지만, 모두 ‘사람’을 중심에 두고 세대와 공동체를 잇고 있었다. 평범한 주부들이 모여 10년간 영상을 기록하며 행복을 찾은 ‘이웃사촌’팀과 기록을 통해 서로를 치유한 ‘디지털나누미’와 이들의 영상 속 주인공인 보훈서우회 어르신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웃사촌, “이웃을 기록하며 나의 삶을 바라보다” “최고의 수혜자는 저인 것 같아요. 본래 몸이 좋지 않아 1년에 한두 번은 입원할 정도였는데, 이제는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는 저 자신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10년 넘게 마을미디어 활동을 이어온 ‘이웃사촌’ 팀원들에게 활동 전, 후 달라진 점을 묻자 앞다퉈 긍정적인 변화를 설명했다. 허약함에 대한 걱정이 컸던 현성미(53) 회원은 “내일 촬영이 있으면 몸이 조금 안 좋아도 아침에 벌떡 일어나게 된다”며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웃사촌’은 4명의 주부로 시작해 10년 넘게 수원에서 마을 영상을 기록해 온 팀이다. 이들이 이번 성과공유회에서 선보인 작품 ‘평범한 하루 속, 특별한 행복의 기록’은 ‘행복’을 주제로 지난 세월 동안 만난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담아냈다. 10대 소녀부터 도서관 사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장애인, 봉사 현장의 어르신, 청년 예술가까지. 각기 다른 삶의 자리에서 건네는 ‘행복’의 정의는 소박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영상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들며 행복을 물들였다. 영상에는 거창한 성공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아침에 창문을 열며 느끼는 공기, 하루를 무사히 시작했다는 안도감 같은 사소한 순간이 화면을 채운다. 하지만 그 소소함에 ‘이웃사촌’팀이 지난 10년간 누군가를 비추고 기록하며 변화할 수 있던 답이 담겨있는 듯했다. 이들의 작업은 타인을 비추는 동시에 자신의 시선을 바꾸는 과정이기도 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는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필요했다. 실제로 6개월 동안 문을 두드리며 찾아간 인터뷰이도 있었다. 김은영(56) 대표는 “그 문이 열렸을 때 환호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웃사촌’ 팀을 이끄는 김씨는 수원마을미디어연합 영상분과 대표로 다른 팀도 함께 돕는다. 사람들과 만나며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현성미 회원은 “예전엔 내 중심으로 살았는데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이 넓어졌다”고 했고, 이유미 회원은 “부끄러움이 많았던 내가 훨씬 씩씩해졌다”며 변화를 실감했다. 가장 인상 깊은 ‘행복’의 답변으로 팀원들은 한 어르신의 말을 꼽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게 행복하다”는 그 말은,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우리네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하며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평범함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 디지털 나누미, “서로를 보듬으며 치유하다” 이날 관객에게 또 다른 울림을 준 팀은 ‘디지털나누미’였다. 영상 속 주인공인 보훈서우회 어르신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감사의 이야기를 나눈 순간은 깊은 감동을 남겼다. 디지털나누미는 ‘가르치는 사람’이기 전에 먼저 배우는 사람들이었다. 은퇴했거나 재취업의 문턱에 선 40~60대 신중년들은 스마트폰 활용지도사 자격증을 따며 배움을 시작했고, 그 배움을 나누기 위해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이은경(63) 디지털나누미 부회장은 “자격증을 따고 그냥 끝내기엔 아쉬웠다”며 “배운 걸 가지고 어르신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 단체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복지관과 주민센터를 찾아가 스마트폰 교육을 이어가다 수원시미디어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어르신들께 뭔가를 알려드리려면 우리도 계속 공부해야 했다”는 이씨의 말처럼, 배움은 라디오와 영상 제작으로까지 확장됐다. 신중년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제작했고, 영상 교육을 받은 뒤에는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이번 성과공유회에 출품한 작품 ‘보훈 서우회’는 그렇게 맺어진 인연의 결과물이다. 디지털나누미는 수년간 스마트폰 봉사를 하며 만나온 보훈복지타운 어르신들 가운데 서예 동아리 ‘보훈서우회’의 하루를 영상으로 기록했다. 참전용사(국가유공자) 및 유족들이자 평균 연령 88세, 대부분이 90세를 넘긴 어르신들이 붓을 잡고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양경금(52) 디지털나누미 회원은 “어르신들이 붓을 하나하나 들어 보이며 ‘이건 작은 글씨용, 이건 큰 글씨용’이라고 설명해주시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며 “20년 넘게 서예를 해온 세월이 붓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또 “89세에 서예를 처음 시작한 여성 신입 회원의 모습은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덧붙였다. 주인공들이 꺼낸 이야기는 담담하지만 묵직했다. 김영복(93) 보훈서우회 전 회장은 “90이 넘어도 서예를 할 수 있다. 내 글씨를 남에게 보이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고 표현했다. 이건우(81) 회장 역시 “글씨를 잘 쓰고 못 쓰는 건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답했다. 디지털나누미의 영상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어르신들의 삶에 관한 자서전이자 선물이었다. 김영복, 이건우 어르신은 “이렇게 웅장한 데 와서 다함께 우리 영상을 보니 너무 좋다. 우리를 아름답게 그려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디지털나누미는 디지털 세상과 어르신들을 이어드리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아름다운 학습의 여정을 함께한다. 우리의 영상은 그 여정 속에서 표현한 가장 빛나는 열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양경금 회원의 말은 오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