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기업 홍보용으로 책장 비치 대부분 가져간 책도 반납 안해
경전철 역사·쉼터 등 시민 외면
‘열린 문고’는 높이 1m, 가로 50㎝, 30여 권의 책을 비치할 수 있는 3~4단 공간의 책장으로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책을 골라 비치하고 자유롭게 가져가서 읽은 뒤 반납하는 문 크러싱 방식이다.
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부터 ‘열린 문고’ 35곳, 북카페 24곳, 작은 도서관 37곳 등을 설립했다. 이 중 시청민원실 등에 있는 북 카페나 동사무소 13곳, 아파트단지에 꾸민 공ㆍ사립 작은 도서관 등은 시가 장서를 지원하고 해당 기관이 운영하면서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작은 도서관은 지난 3월 말 현재 6만6천여 명이 찾을 정도로 자리를 잡고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우수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경전철 역사 15곳과 녹양동 풋살장 체육시설 2곳, 소풍길 2곳, 소풍길 쉼터 2곳 등 모두 35곳에 설치한 ‘열린 문고’는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시는 매일 오후 ‘열린 문고’를 돌며 책을 보충하고 교환하고 있지만, 같은 책이 오랫동안 비치되거나 대부분 어린이용이거나 특정 종교, 기업 홍보용 등이 많아 시민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시민들이 가져간 책을 반납하지 않아 상당수가 비거나 불과 3-4권 정도 꽂혀 있는 열린 문고가 수두룩하다.
실제 지난 7일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 시청역, 흥선역, 중앙역, 동오역, 새말역, 북부청사역 등 역사 5곳의 ‘열린 문고’를 둘러본 결과 북부천사역과 중앙역 등은 텅텅 비어 있었다. 시청역은 2권, 새말역은 1권만 있고 그나마 10여 권이 있는 문고는 흥선역 뿐이었다.
한 시민은 “읽은 만한 책이 없다. 취지는 좋은데 관리가 안 되는 것 같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예술, 교양, 취미 등 다양한 분야의 과월호 교양잡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매일 오후 ‘열린 문고’를 점검해 책을 보충하고 순환시켜주고 있다. 일부러 가져가지 않았으면 비어 있을 리 없다.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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