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을 외치다

‘예술무대 산’ 22ㆍ23일 의정부예술의전당

그림자ㆍ인형만으로… 비극적 사랑 조명

작년 홍콩 셰익스피어축제 초청 ‘호평’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두 가문이 등장한다. 바로 몬테규와 캐플릿 가문이다. 몬테규는 로미오의 아버지이고, 캐플릿은 줄리엣의 아버지다.

작품에서는 두 가장이 이끄는 가문의 오랜 다툼으로 죄없는 시민이 수없이 희생되고, 심지어 자식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장면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두 집안의 싸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원작은 말하고 있지 않다. 이 두 가문이 왜 서로를 그토록 증오하게 됐을까?

오는 22~23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비언어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 질문의 답에 접근하고자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상주단체 ‘예술무대 산’이 기획한 작품은 몬테규와 캐플릿으로 대표되는 이해집단이 인종과 종교, 문화, 언어 등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해 빚어내는 크고작은 갈등에서 두 남녀의 사랑을 조명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적대적인 가문에서 태어나 서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지고지순한 이들의 사랑은 극명한 차이와 다름 속에서 싹튼 것이어서 더욱 아름답게 부각된다. 두 연인은 결국 현실의 벽을 뛰어넘진 못한 채 죽음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들의 죽음은 두 가문에 대립과 반목의 말로에 대한 무거운 화두를 던진다.

작품의 전개는 오로지 그림자와 인형, 오브제의 움직임만으로 이뤄져 관객에게 더 많은 생각과 상상의 여지를 남겨놓는다.

공연은 22일 오후 7시, 28일 오후 3, 6시에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각각 막을 올린다. 지난해 홍콩 세익스피어 축제 초청작으로 처음 해외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석 1만5천원. 문의 (031)828-5841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0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