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이미 경전철 시대다. 우이신설선이 2017년 개통했고 신림선, 난곡지선, 동북선, 위례선, 위례신사선, 강북횡단선, 서부선, 목동선 등이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우이신설선은 개통하자마자 서부선은 개통도 되기 전에 노선 연장이 결정됐다. 1990년대부터 중전철의 대체 수단으로 구상됐었다. 교통 사각 지대를 해결하는 보조 정책이기도 했다. 이제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경전철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어느덧 주요 민원이 됐다.
경기도에는 용인시가 효시다. 1999년 용인시장 보궐선거에 등장했다. 2002년 6월 선거에도 중요 공약이었다. 그 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다가 오욕의 역사로 곤두박질쳤다. 정확히 2010년부터다. 지방 정권이 바뀐 게 발단이었다. 혈세 먹는 하마로 추락했다. 빗나간 수요 예측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 당시 한국교통연구원은 용인경전철 1일 예상수요를 13만여 명이라고 했다. 개통 첫해 하루 평균 승객이 8천여명 수준에 머물렀다. 초기를 기준으로 볼 때 안 맞는 게 사실이다.
그로부터 십수년이 흘렀다. 용인 경전철도 개통 9년차다. 본보가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우선 이용객 추이다. 코로나19로 에버랜드 입장객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도 2019년 3만4천명, 2020년 2만2천명, 지난해 11월 기준 2만5천명이다. 누적 이용객이 지난해 11월 기준 7천524만명이다. 연간 운임수입도 많이 늘었다. 2014년 50억원, 2020년 82억원이다. 여전히 한국교통연구원의 2002년 예상보다는 밑돈다. 하지만 증가 추이로 향후를 전망하면 판단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높이 봐야 할 가치가 있다. 교통 인프라가 갈라놓은 지역간 불균형 해소다. 인구 8만의 동백지구는 경전철을 생명선으로 삼고 있다. 강남대와 용인대 학생들에게 경전철은 이제 대체 불가 통학수단이다. 효용성이 입증되면서 경전철 망이 추가로 그려졌다. 동백~신봉 연장과 광교 연장선이다. 서울 중전철 3호선 연장 대안으로도 경전철이 떠오른다. 수지구 고기동, 신봉·성복을 지나는 경전철 노선이 논의된다. 걱정은 돈이다. 더 놔야 하는데, 건설비가 부담이다. 공사비 싼 2000년대 초가 기회였다.
경부 고속도로도 혈세 낭비라고 했었다. 불과 십여년 뒤 한국 경제의 효자가 됐다. 서울 경전철도 도심 흉물이라고 했었다. 이제 서울 교통의 유일한 희망이 됐다. 2010년을 전후해 용인 경전철도 돈 먹는 하마, 도심 속 흉물이라고 했었다. 이것도 이제 되짚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과연 오늘날에도 그런 비난 논리는 유효한가. 과연 그때 경전철과 지금 경전철은 다른가. 혹시 정치가 악의적으로 선창하고 모두가 생각 없이 복창한 마녀 사냥은 아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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