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지급한다던 경기도교육청 “구매는 학교 자율”

수원 초등생 확진 속 10만개 지급 인천시교육청과 대조
일선 학교떮학부모 “교육청이 일괄 구입해 배분해 달라”

경기도교육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겠다면서도, 정작 물품 구매는 학교 자율에 떠맡겨 ‘강 건너 불 구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3월 개학을 앞두고 19일 수원지역에서 ‘초등학생 확진자’가 나오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학교 현장에선 마스크 품귀현상 탓에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분위기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은 다가오는 신학기에 대비해 교육부 특별교부금 63억 원과 교육청 자체 예비비 20억 원을 투입, 기침을 하거나 고열 등 증상으로 마스크가 필요한 도내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일선 학교들이 자율적으로 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직접 구매해야 하는 방식이며, 도교육청은 구입비를 각 학교로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계획에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청이 일괄 구매해 배부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학교 관계자는 “예산을 받아도 학교가 각자 구매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7천 원짜리 마스크가 2만 원까지 올랐어도 품절인 상황인데 최근 확진자가 늘어 값이 더욱 오르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무엇보다 생산업체들이 1천 개 이상의 주문을 받지 않아서 여러 업체를 돌며 100~300개씩 낱개로 사고 있는데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이 전해지질 않는다”면서 “교육청이 구매해 학교에 나눠주거나, 생산업체에 ‘학교 우선 구매’ 등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 학교 현장에 비축 및 보관된 마스크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학생 감염병 예방 매뉴얼이 규정한 마스크 비축 기준에 따르면 각 학교는 교실마다 방역용마스크(KF94) 5개와 일회용마스크 20개를 비축하게 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학교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24학급을 둔 수원의 A고등학교는 일회용마스크를 500개 갖고 있지만 방역용마스크는 단 한 개도 갖추지 못했고, 공립 B중학교는 KF94 마스크를 8개만 뒀을 뿐이다.

반면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마스크를 10만 개 사들여 학교에 지급, 경기도교육청의 대책이 타지역과 비교했을 때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마스크 수량은 학생 1인당 5천 원가량의 범위 안에서 측정할 예정이며 새학기에 모든 학생에게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할 것이다. 현재까진 큰 문제 없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교실 내 상설 손 소독제 설치, 학사일정 조정 지원 등 도교육청도 더욱 꼼꼼히 대응하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숙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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