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습지공원 관리 엉망

안산환경재단이 안산갈대습지공원 일부를 훼손한 뒤 체험학습장으로 조성ㆍ운영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환경을 보호해야 할 안산환경재단은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조성된 갈대습지에 체험장을 조성하면서 관할 당국과 사전협의조차 거치지 않아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안산환경재단과 안산시, 시민 등에 따르면 안산갈대습지공원은 1997년 착공해 2005년 12월 완공된 총 103만8천여㎡ 규모의 국내 최초 인공 습지다.

당초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관할하던 습지는 지난 2014년 안산시와 화성시로 나뉘어 이관, 안산갈대습지공원과 비봉습지공원으로 구분돼 안산시와 화성시가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갈대습지는 갈대 등 수생식물을 이용해 시화호로 유입되는 반월ㆍ동화ㆍ삼화천 등 3개 지천의 수질을 개선, 시화호 생태계 회복을 보여주는 척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산환경재단이 총 1천650㎡ 규모의 갈대습지를 매립한 뒤 논으로 조성, 5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논농사체험교육을 하는 생태학교를 운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단측은 관할 주체인 안산시와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체험장 조성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측은 논 농사를 통해 갈대습지 내 농업의 가치와 교육, 수확한 벼를 겨울 철새 및 염소 먹거리로 제공하는 등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한편, 예산절감에도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갈대습지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명백한 자연환경 훼손’이라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관광객 A씨는 “논농사 체험장은 갈대습지가 조성된 목적은 물론 주변 환경과도 어울리지 않으며, 미관까지 해친 자연훼손 사례”라며 “특히 전기를 이용해 논에 물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예산이 절감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시화호로 유입되는 유입수의 오염도가 많이 개선된 만큼 습지의 기능이 당초 조성 당시와는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논 역시 습지 기능을 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시 관계자는 “현장 확인 등 검토 후 조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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