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면차량 구분 못하는 공영주차장 무인정산기

단순히 요금계산 기능만 있어 이용객들 민원 제기 잇따라 별도 인력배치… 예산 낭비

▲ 5일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공영주차장 무인주차요금정산기에서 운전자가 경차 주차요금을 할인 받기 위해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일선 시ㆍ군의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무인주차정산기가 요금감면 대상인 경차나 장애인 차량 등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또 이용객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일부 지자체들은 한대당 평균 8천만원이 넘는 무인주차정산기를 설치하고도 별도의 인력을 배치, 예산 낭비 논란을 빚고 있다.

5일 낮 12시30분께 안산시 단원구의 무인주차정산기 공영주차장을 이용한 L씨(29)는 주차요금 지불에 애를 먹었다.

경차나 장애인 차량, 저공해 차량 등은 공영주차장 주차시 50%에서 최대 10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무인주차정산기에는 이같은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L씨는 근무하던 주차장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겨우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L씨는 “무인정산기는 일반 차량을 대상으로 요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만일 뒤에서 기다리는 차량이 있었거나 직원이 없었다면 할인 제도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차 운전자 A씨(25·여) 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2일 오후 5시께 무인주차정산기가 설치된 평택시 합정동 한 공영주차장에 주차했지만, 무인주차정산기를 통해서는 할인을 받을 수 없었다. 정산기에 설치된 전화기를 통해서도 담당직원과 연락이 되지 않았고 기다리던 뒤 차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리면서 A씨는 요금 할인을 받지 못한 채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이는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도입된 무인주차정산기가 단순히 요금 계산을 위해 설치됐고 요금 감면과 관련된 기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용객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수원, 안산 등 일부 지자체는 무인정산기를 설치하고도 별도의 주차 관리 인력을 배치,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건비를 아끼려다가 무인정산기 설치비만 날린 셈이다.

또 공영주차장마다 서로 다른 시스템의 무인정산기를 설치하다 보니 요금 감면 대상자들은 각각의 주차장마다 자신의 차량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무인주차정산기 전산시스템에 감면 차량의 정보를 입력해 경차나 장애인 차량, 저공해 차량 등에 대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병정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현재 설치되고 있는 무인주차정산기는 같은 지자체에서도 연동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선진국처럼 장애인 차량과 경차 등 감면 차량을 전산 관리해 고가의 무인주차정산기 설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0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