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미군기지(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에 대한 철거 여부를 두고 찬반 대립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인천지법 민사21부는 19일 오전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 안팎을 둘러보는 등 현장 검증을 했다. 이는 앞서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가 국방부의 건물 철거 결정에 대한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장 검증에는 재판부와, 원고인 추진협, 피고인 국방부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건물을 둘러본 추진협 등에 따르면 건물 안쪽은 최근 석면 제거 공사가 이뤄져 지저분한 상황이다. 또 건물 벽면에는 금이 가 있는 등 낡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날 건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추진협과 국방부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추진협은 건물이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데다 건물을 존치하면서도 건물 밑 오염 토양을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민우 추진협 대표는 “조병창은 조선인 9천여명이 노동력을 착취당한 강제동원의 역사적인 장소로, 이들이 치료를 받은 병원 건물은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터널 굴착 방식으로 건물을 존치하면서 건물 밑 오염 토양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건물을 존치하면서 건물 밑 오염 토양을 정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장을 둘러본 결과 병원 건물 밑 오염 토양의 규모가 상당했다”고 했다. 이어 “오염 토양을 완전하게 정화하기 위해서는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르면 이달 말 다음 재판을 열 예정이다.
한편, 같은 시각 캠프마켓 앞에서는 부평숲주민추진위원회 회원 10여명이 건물의 철거를 강하게 요구했다. 위원회 회원들은 집회를 열고 “국방부가 캠프마켓의 조병창 병원 건물을 하루빨리 철거하고 오염 토양 정화를 올해까지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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