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갈매동에는 예전부터 자연마을 형태를 간직해 온 담터마을이 있다.
지난 39년 이후 경춘선이 개통되면서 갈매동 내 갈매리와 나눠져 지금에 이른다. 마을은 서쪽으로 작은 야산들이 마치 마을을 담으로 둘러싼 듯해 담터로 불렸다.
이 마을은 담터만의 민속신앙과 풍습이 전해온다.
우선, 담터도당굿이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갈매도당굿은 할아버지신을 모시는데 반해 담터도당굿은 할머니신을 모신다. 그래서 당주가 여성인 점이 특징이다. 도당굿 굿터에는 마을공동제의에 사용되는 제사상, 병풍, 수저, 그릇, 촛대 등 일체의 물건들과 축문이 보관된 당집과 음식을 준비하는 석수간, 창고 건물 등이 있다. 담터 굿터는 국유지였으나 마을에서 공동 구입, 지금은 마을 공동재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담터만의 독특한 주거문화도 간직하고 있다.
1960년대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주축이 돼 대형 양계장이 10여곳 신축됐고 1970년대는 캐비닛 공장이 들어서기 시작됐다. 이에 따라 공장 근로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식당, 다방, 당구장, 양복점, 이발소, 중국음식점 등이 생겨났다. 이처럼 마을에 인구가 급속하게 유입되면서 주거지가 생겨났다.
하지만 개발이 제한되면서 빈 축사 또는 집 지붕 처마를 연결, 방 하나와 작은 부엌 하나가 딸린 기형적인 주거 형태가 늘어났다. 이들은 공동화장실을 이용했고 많게는 20~30여채가 한 가옥에 같이 사는 모양이 됐다.
이 같은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간직한 담터마을이 지난달부터 갈매역세권(담터지구) 개발로 철거가 시작됐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순간이다.
담터에 대한 보존이 시급한 점에 착안, 구리문화원(원장 안영기)이 기록화 작업을 서둘러 지난 2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의 기억’이란 책자를 발간했다. 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주관으로 진행해 온 기록화작업은 각종 고문서자료, 구리시지, 각종 문헌, 담터마을 어르신들의 생생한 삶의 증언 등을 통해 이뤄져 의미를 더한다.
안영기 구리문화원장은 “담터마을은 이제 도시 개발로 인해 정답던 이웃과 함께 살았던 소중한 인연은 끊기겠지만, 훗날 이곳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옛 담터 사람들의 삶의 흔적과 담터의 전통문화에 대한 향수는 계속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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