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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군서초, 다문화 학생 돕는... 디지털 맞춤형 교육 ‘앞장’ [꿈꾸는 경기교육]

‘디지털기반 학생 맞춤교육 연구학교’ 선정
다문화 학생 88%… ‘토도한글’ 등으로 수업 
AIDT·코스웨어 활용 교육혁신 모델 개발
지역사회·가정·학교 학습데이터 유기적 연결

2025 교육현장을 가다 시흥 군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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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2반 교실 뒤에 학생별 학습활동지 등이 정리돼 있다. 박화선기자

 

시흥 군서초등학교는 다문화 학생이 88%에 이르는 다문화 학생 밀집학교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다문화 학생이 재학 중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언어 문제로 인해 기초학력 저하, 학습 무기력 등 심적·정서적 문제를 안고 있다. 학교는 2012년부터 다문화특별학급 1개학급을 운영하고 2023년 ‘다문화학생 진로역량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 협력모델 개발’과 관련해 경기도 연구학교로 지정되는 등 다문화학생 교육에 고심해 왔다.

 

이런 가운데 학교는 2022년부터 1, 2학년 국어과 수업에 ‘AI 기반 한글 학습 플랫폼’을 도입해 문해력 향상을 이끌면서 학교의 변화가 시작됐다. 그 중심에는 미래교육기획부 정보부장과 학년별 연구부장 등 디지털 수업혁신의 철학에 동의하는 교사 연구회가 있었다. 이를 통해 학교는 2023년 7월 디지털 선도학교를 시작으로 지난해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및 하이러닝 선도학교를 거쳐 올해 ‘디지털기반 학생 맞춤교육 연구학교’로 선정됐다.

 

■ 다문화 학생, 학습격차 해소... ‘디지털 교육’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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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2반 국어수업 모습. 박화선기자

 

“...사탕이 생기면 짝꿍과 나누어 먹고 싶어요. 맛있는 피자를 먹으면, 짝꿍 얼굴이 생각나요....”

 

11일 오전 11시40분. 2학년2반 국어 수업중 손을 번쩍 든 학생들 중 교사의 선택을 받은 한 학생이 또박또박 문장을 읽어내려 간다.

 

이○○, 박△△, 김□□. 책상마다 왼쪽 상단에 붙여진 이름이 얼핏 한국인 같지만 21명 중 20명이 중국 국적 학생이다. 1명만 한국인 아빠와 중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 국적의 학생이다. 21명 중 절반가량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 사용에 큰 문제는 없으나 가정으로 돌아가면 부모와 중국어를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연휴가 지나면 한국어 능력이 저하돼 돌아오곤 하는 문제들이 빈번하다.

 

중도입국 학생은 한국어가 불가능한 학생이 많아 학습격차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반은 다문화특별학급 소속 학생 2명이 있으며 이 학생들은 국어시간에 따로 기초한국어수업을 받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자 태블릿PC를 켠 학생들은 일제히 ‘토도한글’에 로그인하고 ‘간질간질한 마음’이라는 단원을 찾는다.

 

책상에는 교과서는 보이지 않고 태블릿PC와 이어폰뿐이다. 화면을 연 학생들은 교사가 제시한 상황에 대해 ‘어떤 마음이 들지’ 손을 들고 발표를 이어갔다.

 

“자, 문장을 잘 보고 정확한 발음으로 읽어보세요” 교사의 설명에 따라 학생들은 다시 태블릿 화면에 집중한다. 각자 이어폰을 끼고 지정된 페이지까지 듣고 읽기를 끝낸 학생은 자신이 녹음한 목소리를 재생해 발음이 정확했는지 확인한다.

 

이어 화면을 덮고 학생들이 내용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교사의 질문이 이어진다. 수업은 ‘도서관’, ‘오늘의 모험’ 메뉴를 거쳐 교사가 나눠준 ‘학습 활동지’를 통해 그날 배운 낱말을 복습하면서 40분 수업을 마무리했다.

 

이날 교사는 디지털기기를 통해 ‘토도한글’과 ‘띵커벨’ 앱을 자유롭게 오가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발표에도 눈치게임을 적용해 흥미로운 수업을 이끌어 갔다.

 

군서초는 디지털교과서를 3학년부터 전면 적용하고 1~2학년은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디지털 학습자료로 국어과목 등 일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시흥 군서초 ‘교육혁신 성공모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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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학습활동지를 풀며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있다. 박화선기자

 

시흥 군서초층학교는 36개 학급에 765명중 674명이 다문화 학생으로 대부분 중국 국적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중도입국 학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다. 또 가정의 학교 교육 참여와 디지털 교육 자원의 부족으로 디지털격차 또한 심화되고 있다. 이에 군서초는 4년 전부터 저학년은 국어 교과를 중심으로, 중·고학년은 영어·국어·수학 과목에 학생들 수준을 고려한 수업모델 개발에 힘써 왔다.

 

학교는 AIDT·코스웨어 활용 ‘D·IGI·TERNAL 모델’을 개발해 교육혁신 성공 모델을 찾아내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D·IGI·TERNAL 모델’ 교육은 AIDT 코스웨어 활용을 통해 교실 혁명의 핵심가치 실현을 위한 교육을 일컫는다. Digiter(디지털방식의)+Eternal(영속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두 가지 핵심 단어의 합성어로 군서초는 학생 맞춤형 디지털 AIDT 코스웨어 활용 수업모델의 개발을 통해 학습데이터의 해석과 활용을 지역사회, 가정, 학교의 유기적 연결로 끊임없이 일반화시키는 데 목표로 두고 있다.

 

이 모델에 따라, 학교는 △디지털 기반 미래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교실혁명 지원 협력체제 구축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AIDT 및 AI 코스웨어 활용 교수학습 모델 개발·운영 △운영 결과 분석 및 검증을 바탕으로 AI 기반 교실혁명 연구 산출물 나눔 및 확산 등을 실천하고 있다.

 

학교는 이 같은 연구주제와 관련, AIDT·코스웨어 활용을 통한 수업의 일반화를 위해 교사·학부모·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수업을 공개하고 12월 중에는 전자책·메타버스를 활용해 운영 자료를 제작해 전국 교원들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연구학교 운영 성과 공유 및 디지털 전환 어젠다 제시를 위한 콘퍼런스를 상·하반기에 각 1회 운영할 계획이다.

 

유영준 교장은 “코로나 시기에 원격수업 등을 거치며 가정에서 제대로 학습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왔을 때 학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며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다 한글이나 기초수학 등에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적용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줌-in  장현경 연구부장 “기기 활용도 높여… 수업 흥미도·집중력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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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군서초 장현경 연구부장

 

 

“한국어가 불가능한 학생들이 많은 상황을 고려해 효과적인 수업을 만들어 보고자 디지털을 도입해 학습자 맞춤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공개한 장현경 교사는 2학년 연구부장이자 2반 담임교사로 학업수준이 제각각인 학생들을 위해 디지털 기기와 교과서의 활용을 통한 효과적인 수업모델을 고민해왔다.

 

교실에서 교과서와 디지털기기의 활용도는 반반 정도라고 한다. 장 교사는 “담임교사마다 재량별로 달라 교과서를 위주로 하는 경우도 있다”며 “교과서의 진도를 나아가되 디지털 기기를 하나의 수단, 또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경우 흥미도가 다르고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통의 학생들이라면 너무 쉽게 하는 내용이지만 (학습 수준이 떨어지는) 다문화 학생들에겐 쉽지 않은 것이 있다”며 “핵심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수업을 위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어 교과서 5~6페이지에 해당하는 분량을 학생 수준에 따라 재구성해 어려운 내용은 문해력은 낮추더라도 성취 수준은 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국어과목은 일주일에 2~3차시 정도 토드한글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부모들이 디지털 기기 활용에 대해 너무 일찍 노출되는 게 아닐까 우려가 많다”며 “시간을 최소화하되 학습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많은 인풋들을 넣어 보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기를 활용하는 능력도 키워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 교사는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사용은 1학년 때부터 익숙해져 무리가 없었다”며 “디지털 튜터가 학기초 계정 생성부터 접속까지 도와줌으로써 학생들이 지체없이 수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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