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수 경기도한의사회 국제이사·광주 경희수한의원장
의료의 질과 서비스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가운데 의료의 목적이 병증에서 해방되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에서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즐기는 것으로 변화함에 따라 대중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대중의 니즈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여러 천연원료를 활용한 기술 개발과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결국 식약처가 인증한 개별인정형 원료로 출시하고자 함인데 이 관문을 통과해야 건강기능식품에 그 원료의 효능을 표기할 수 있고 마케팅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해가 갈수록 성장을 거듭하며 일반 의약품 시장을 대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자는 수천년간 최고의 약재로 여겨져 온 녹용을 전문가 입장에서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녹용이 그 많은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해 여전히 우위에 있는지, 비싼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고 녹용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으려 한다.
녹용은 고대 중국에서 황제에게만 진상했고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만 사용되던 약재였다. 그만큼 귀한 약재이며 왕의 건강과 안위를 책임질 만큼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천연 약재임이 분명하다.
지난해 11월 뉴질랜드 사슴농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 사슴의 뿔을 만져봤다. 절각 바로 전 사슴의 뿔에는 골수 조직이 통통하게 차올라 말랑말랑하며 까실까실한 털로 뒤덮여 있었고 혈액이 돌고 있어 마치 인체를 만지는 것처럼 따뜻함도 느껴졌다. 연한 뿔의 상태였다. 이 말랑말랑한 뿔은 시간이 지나면서 각질화가 진행돼 털이 빠지고 딱딱해진다. 따라서 녹용은 본격적인 각질화가 진행되기 전 늦봄에서 초여름에 잘라 주는 것이 유효 성분을 보존하기 위해 아주 중요하다.
녹용의 성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강글리오사이드란 성분인데 모유에서 찾을 수 있는 성분이기도 하다. 이는 몸 면역 세포 중 T세포를 늘리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기에 면역력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강글리오사이드 이외에도 케라틴, 히알루론산, 아미노산 등 신체에 이로운 성분들로 가득하다. 그 어떤 합성 재료나 가공을 거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천연 그 자체의 원료인데 말이다.
이처럼 좋은 녹용을 활용해 한의사의 전문적 지식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한약재와 함께 체질과 병증에 맞게 배합해 조제한 한약을 섭취한다면 이것은 몸의 원기를 회복하는 원킬 보약임에 틀림없다. 시중에서 파는 종합비타민이나 항노화·항산화제와 비교해도 그러하다. 다만 녹용 생산 지역이 한정돼 있고 수요가 공급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나 녹용은 대체 불가한 천연 원료이므로 그 가치가 타 가공품과 비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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