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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 농협

박경식 안산농협 이사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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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폭염과 극한 호우로 많은 사람들이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농업인은 높은 기온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 마음도 검게 타 들어 가고 요동치는 기상 변화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근래 한국환경연구원이 공개한 ‘2023년 국민 환경 의식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환경 문제로 ‘기후변화’가 1위로 꼽혔다. 하늘이 도와야 한다는 농사도 이젠 쉽지 않게 됐다는 뜻이다.

 

여러 나라에서 보듯 식량이 안보의 화두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5천200만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200만 농업인의 역할과 비중이 새롭게 조명돼야 한다. 하지만 농업인들이 받는 대우와 소득은 그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도시 근로자 가구 소득의 60% 수준인 농가소득은 농업인들의 삶의 질과 더불어 농업·농촌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쌀 소비 감소와 한우값 폭락은 차치하고라도 한 집 건너 늘어나는 시골 빈집과 고령의 어르신들만 남아 있는 농촌 풍경은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 탄식 그 자체다. 날씨와 노동력 부족으로 우리 농산물을 먹지 못하는 사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아찔하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 구석이 있다. 희망 농업, 행복 농촌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다.

 

얼마 전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의 국민경제 기여도가 59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 국가 연관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107만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조합원에게 최상의 가격과 서비스로 6조3천억원의 실익을 제공하고 판매 사업을 통한 경쟁 촉진 유발로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21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준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다선의 조합장으로서 정말이지 농협만큼 역동적인 조직도 없다고 본다. 봄·가을이면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해 새벽부터 영농 지원에 나서는가 하면 각종 사회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봉사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 대부분이 농촌이다 보니 수해 같은 자연재해라도 나면 성금은 물론이고 내 일처럼 복구에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농협 직원이다. 그들을 이해하고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공적 기관으로서 무엇보다 농촌의 정겨운 향수를 사업 곳곳에 녹여 이 나라 농업 정서를 국민에게 확산시키고 있다.

 

아울러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와 경제적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지역 공동체 발전에 앞장서 왔다. 앞으로도 농협은 농업인들이 의지하는 든든한 보물 같은 존재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농업과 농촌이 곤경에 처했다지만 이보다 어렵던 시절도 다 극복한 대한민국이다. 얽힌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다 보면 어느덧 심각했던 우리 앞의 문제도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싶다. 아무쪼록 변화와 혁신으로 발돋움할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이 땅의 농업인들에게 선물하도록 더욱 분발하자.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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