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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목)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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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최종성 또봉이통닭 대표

“착한 가격·정직한 맛… 오늘의 ‘또봉이통닭’ 있게 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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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남녀 노소 구분없이 모두에게 사랑받고, 언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 대표간식으로 자리매김 한지 오래다. 수 많은 치킨 브랜드가 국민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가운데 기존 치킨보다는 촌스럽지만 차별화된 복고풍 통닭으로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한 업체가 있다.

바로 ‘또봉이통닭’이다. 최근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 오히려 가격을 내리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된 또봉이통닭은 점주와 소비자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패를 교훈 삼아 치킨계의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최종성(45) 또봉이통닭 대표를 만나 그의 인생 역정과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Q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의 가격인상 러시 속에 올해 들어 두 번째 인하 결정을 내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A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렵다. 또봉이통닭은 지난 3월 가격을 5% 인하했다. 치킨의 경우 겨울이 비수기이고 당시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전국을 들썩이게 하며 점주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점주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들에게 베풀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다. 

마진율이 낮기 때문에 큰 폭의 인하를 할 순 없었지만 제한된 품목에서 5% 인하를 하고, 이를 본사에서 보전해준다면 점주와 소비자 모두 좋을 것 같아 점주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을 내렸었다.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최근 치킨계가 양계업계의 불매운동, 가격인상 등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또봉이통닭이 큰 회사는 아니지만, 타 브랜드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 끝에 1차로 최대 10%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가장 힘든 사람은 점주들이고,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치킨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윤을 줄이면서 인하가 가능했던 요인은 무엇인가.

A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임대료, 직원 월급, 경비 등 많은 비용이 발생되기 때문에 이윤을 내야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소비자가 외면하면 닭 판매수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이윤이 줄어든다. 

적게 파는 것 보다 이윤을 낮추고 좀 더 많이 판매하면 소비자들에게 착한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고, 응원해줄 것이라는 기대심이 있었기 때문에 적게 남더라도 ‘박리다매(薄利多賣)’로 가자고 생각했다. 

또한 또봉이통닭은 육계 공급업체인 (주)하림과 연중계약을 맺어 닭의 시세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연중 균일가로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점주들의 부담을 덜 수 있고 가격 인하도 가능했다.

 

Q 또봉이통닭이 홀로 가격을 인하해 타 브랜드의 시선이 곱지 않았을 것 같다. 주변 업체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A 가격 인하가 이슈가 된 이후 질책도 있었고, 격려도 있었다. 하지만 나 혼자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인하한 것이 아니다. 또봉이통닭도 정책이 있고, 계획이 있고, 방향이 있다. 1차 인하를 지난 3월에 했기 때문에 가격 인하가 이슈가 되기 위한 단발적 이벤트가 아니라고 충분히 설명했다. 

점주들이 힘들어하고, 소비자들이 외면할 때 본사는 새로운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점주가 있고, 점주가 있기 때문에 본사가 존재한다. 따가운 시선도 있지만 점주와 소비자를 생각할 때는 강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기 보다는 소비자와 점주가 함께 살아갈 윈윈(win-win) 전략이었다. 동종 업체들의 왜곡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내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Q 반면 일반 소비자들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A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보면 ‘앞으로 또봉이만 사먹겠다’, ‘우리동네에도 가맹점을 만들어달라’ 등 긍정적인 의견이 95% 이상을 차지했고, ‘단발적인 기업 마케팅이다’, ‘상술이다’ 등의 부정적 견해도 1~2% 있었다. 

부정적 견해에 대해 옹호하고 응원하는 네티즌들이 많아서 큰 힘이 됐고, 창업 문의전화도 빗발쳤다. 생각 외로 반응이 너무 좋아 감사할 뿐이다. 소비자들의 성원에 보답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Q 최 대표께서는 씨름선수 출신으로 알고 있다. 운동과 거리가 먼 치킨 프랜차이즈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A 학창시절 씨름 선수로 활동하다가 대학 진학 후 발목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 두게 됐다. 학업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씨름을 그만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대학을 중퇴하고 머리를 식힐 겸 무작정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말도 안통하는 나에게 늘 친절하게 대해주는 일본 사람들을 보며 이 곳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보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귀국했다가 일본으로 다시 건너갔다. 어학원을 다니며 야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돈을 모아 슈퍼마켓 앞에서 액세서리 노점상을 하다가 2년 만에 그 슈퍼마켓을 인수했다. 

장사운이 있었는지 옆가게를 하나씩 인수하게 됐고, 20대 후반 기반을 마련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사업 아이템을 물색하던 중 부동산 경기가 좋아 공부를 시작했고, 창업 컨설팅까지 배우게 됐다. 남들을 도와주는 창업컨설팅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창업을 하는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만두가게를 운영했다. 

만두가 겨울에는 매출이 좋은 반면, 여름에는 떨어져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인들에게 내줬던 10여 개의 가맹점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결국 첫 외식업에서 실패를 맛봤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대중적인 메뉴를 고민했고, 전국의 치킨집을 돌아다니며 배우다 또봉이통닭을 창업하게 됐다.

 

Q 2011년 창업 이후 6년 만에 500개 매장이 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빠른 성장을 이끈 비결은 무엇인가.

A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은 많은 사람이 도전하지만 폐업 또한 많은 업종이다. 치킨 업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는 뜻이다. 기존 치킨보다 차별화되면 성공할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맛과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 

크기는 좀 작게 보일수 있지만 파우더를 얇게 입히고, 기름을 빼서 건강식으로 만들어보자는 콘셉트를 적용했고, 직접 닭을 튀겨 판매하며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고민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려울수록 옛 것을 찾는다. 기존 치킨보다 촌스럽지만 차별화된 복고풍의 통닭을 만들자는 게 잘 적중한 것 같다.

 

Q 스포츠인 출신 기업인으로서 경영철학과 직원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A 만두로 아픔이 있었지만 여기서 주저앉으면 나를 믿고 따라오는 사람들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항상했다. 선수 때부터 승부욕이 강했지만 이제는 좀 달라졌다. 점주들의 의견을 듣고, 소비자의 눈높이로 생각하는 철학을 갖게 되며 ‘123 법칙’을 접목시켰다. 

본사의 갑질을 예방하기 위해 ‘점주들에게 1번만 말하고, 점주들의 이야기는 2번 듣고, 점주들이 한 이야기는 3번 생각하고 위에 전달하라’고 늘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말을 많이 하기보단 많이 듣고 소통해 실천하는 ‘123 법칙’이 잘 통하고 있는 것 같다.

 

Q 또봉이통닭의 향후 비전과 목표가 있다면.

A 사실 이번에 또봉이통닭이 이슈가 되기 전까지는 가맹점을 늘리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무의미한 것 같다. 정상에 올라가는 것 보다 정상을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 이번을 계기로 노하우와 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착한 이미지’가 큰 무기라는 것을 배웠다. 

착한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의 눈높이와 점주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것 같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동등한 위치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착한이미지, 착한가격으로 소비자를 생각하는 기업 운영을 하겠다. 현 상황에 자만하지 않고 신뢰와 믿음을 주는 기업으로, 소비자, 점주와 함께하는 회사를 만들겠다.

 

대담=황선학 체육부장

정리=홍완식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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